“최치웅 극장골 결승”…수원FC, 제주 4명 퇴장 속 4-3→9위 도약 드라마
비 내리는 제주월드컵경기장, 마지막 휘슬이 울릴 때까지 승부의 향방을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었다. 온몸을 던진 선수들과 극적인 골, 그리고 관중석을 메운 함성이 하나로 얽혀 아찔한 승부 속 감동의 장면이 탄생했다. 후반 추가시간, 최치웅의 오른발에 실린 공이 골망을 가르자 수원FC는 짜릿한 4-3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경기에서 수원FC는 시작부터 파이널A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전반 2분, 싸박이 안드리고의 머리에 맞고 튄 볼을 왼발 바이시클킥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에 맞선 제주는 전반 14분 유리 조나탄이 임창우의 크로스를 왼발 슛으로 마무리하며 승부의 균형을 이뤘다. 전반 19분 유리 조나탄의 골은 오프사이드로 무효가 됐으나, 경기장은 초반부터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였다.

전반 35분, 제주 송지훈이 싸박의 얼굴을 가격한 파울로 퇴장을 당하며 수적으로 불리한 상황이 시작됐다. 이내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싸박이 전반 37분 왼발로 추가골을 성공시키면서 시즌 15호를 기록, 득점 단독 선두에 올랐다. 하지만 수적 열세에 놓인 제주도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남태희가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동점포를 쏘아 올렸고, 전반은 2-2로 마무리됐다.
후반전에도 승부는 요동쳤다. 수원FC는 4분 만에 이재원이 안현범의 크로스를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재차 앞서갔고, 제주는 후반 36분 신상은의 동점골로 응수했다. 마지막까지 물러서지 않는 두 팀의 대결은 후반 추가 3분, 최치웅이 혼전 상황에서 골문을 밀어 넣으며 결승골을 만들어내며 극적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제주는 경기 내내 악재가 겹쳤다. 후반 추가시간 김동준 골키퍼가 득점 기회 저지로 레드카드를 받았고, 안태현은 볼을 걷어차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이어 벤치에 있던 이창민까지 싸박을 보디체크해 또다시 레드카드가 나오며 경기를 마치기 전까지 4명이나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승점 37을 기록한 수원FC는 울산과 동률을 이뤘으나 다득점에서 앞서 9위로 올라섰다. 파이널A 6위 광주FC(승점 42)와는 승점 5차로, 남은 스플릿 전 2경기를 통해 마지막 희망을 이어간다. 대전하나시티즌은 이날 승점 49점을 확보, 7위 강원FC(42점)와의 격차를 7로 벌리며 파이널A 진출을 확정했다.
반면, 임시 체제에서도 반등에 실패한 제주는 4연패와 8경기 연속 무승(2무 6패)의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4명의 대거 퇴장은 11위 추락에 큰 타격이었다.
한편, 안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FC안양과 광주FC의 경기는 득점 없이 0-0 무승부로 끝났다. 광주FC는 다득점에서 강원을 앞서 6위로 올라섰다. FC안양은 승점 38로 8위를 지켰다.
수원FC는 다시 한 번 도전의 의지를 다지며 남은 2경기에서 파이널A 진입을 노리게 됐다. 하루를 뒤덮은 빗속, 벤치와 관중석을 가득 메운 감정의 물결 속에서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으로 또 한 번의 드라마를 써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