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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보험공사 1조6천억원 회수 불능”…허종식, 해마다 재정손실 우려 제기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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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보험공사의 해외 미회수 채권 문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심화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은 무역보험공사에 누적된 불용 채권 규모를 지적하며 수출기업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회수 채권이 재정 손실과 보험료 인상으로 연결되는 구조에 업계의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허종식 의원실이 무역보험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무역보험공사의 해외 채권 총 발생액은 5조7천699억원에 이른다. 이 중 채무자 파산 등으로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결론난 ‘종결 채권’은 7천916건, 금액으로는 1조6천28억원에 달했다. 전체 해외 채권 중 27.8%가 이미 받지 못하는 돈으로 남아있는 셈이다.

국가별로 미회수 채권이 가장 많이 집계된 곳은 미국으로 5천194억원(32.4%)이었고, 그 뒤로 러시아 1천785억원, 폴란드 1천777억원, 중국 1천83억원, 브라질 1천27억원, 홍콩 886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채권 발생 국가는 전 세계 154개국에 이르렀다. 채권 종결 사유로는 ‘채무자 영업중단·행방불명’이 1천53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액 회수’나 ‘법적조치 실익 없음’, ‘배당 가능성 없음’ 등이 뒤를 이었다.

 

무역보험공사는 자체 해외 지사의 신설과 현지 추심 기관 이용, 직접 소송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미회수 채권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2022년 21개였던 해외 지사는 올해 8월 기준 23개로 확대됐고, 특히 채권 종결액이 많은 미국의 경우 뉴욕과 LA에 이어 워싱턴에도 지사가 설립됐다. 내년 초에는 영국 런던에도 사무소 개소가 예정돼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원금과 이자 포함 총 130억원을 분할 상환 방식으로 회수하는 등 선례를 만들었으나, 종결액 규모는 최근 5년간(2021~2025년 7월) 매년 1조5천억원 이상을 유지해 뚜렷한 개선은 보이지 않았다.

 

허종식 의원은 “채권 회수율 저하와 종결 채권 누적은 재정 손실은 물론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수출기업에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매년 반복되는 지적임에도 실효적 대책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국회는 무역보험공사의 미회수 채권 문제와 관련된 정책 대안을 두고 향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심으로 추가 논의에 나설 전망이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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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식#한국무역보험공사#채권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