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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공격 유도' 수첩 내 것 맞다”…노상원, 특검 조사서 작성자 인정
정치

“'북 공격 유도' 수첩 내 것 맞다”…노상원, 특검 조사서 작성자 인정

이예림 기자
입력

12·3 비상계엄 외환 의혹을 둘러싼 정치적 격돌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핵심 인물인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논란의 중심에 선 ‘노상원 수첩’ 작성자가 본인임을 인정하며 특검 조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계엄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북풍’ 공작 의혹이 다시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박지영 조은석 특별검사팀 특검보는 22일 브리핑에서 “노 전 사령관은 '노상원 수첩'이 본인의 수첩임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 수사 단계에서 당사자가 진술을 거부했던 것과 달리 특검 조사 과정에서는 별도의 필체 대조 작업 없이 본인이 직접 관련성을 시인했다고 설명했다. 박 특검보는 “(19일 참고인으로 소환한) '비단아씨' 이모씨를 통해 수첩 필체를 대조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경찰이 앞서 확보한 해당 수첩에는 ‘NLL 인근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 ‘오물풍선’ 등 다수의 특이 문구가 기재돼 있었다. 이에 따라 노 전 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공모해 계엄 선포의 명분 마련을 목적 삼아 조직적인 ‘북풍 공작’을 모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팀은 노 전 사령관이 과거 자주 방문했던 무속인 이씨를 참고인으로 조사해, 당시 군인들의 실명 언급과 대화 흐름 등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노 전 사령관의 계엄 준비 정황과 맞물려 특검팀은 그가 집중적으로 통화한 ‘제3자’ 인물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특검팀은 이 인물을 예비역 중장 A씨로 특정해 소환 조사했다. A씨는 과거 육군참모총장 비서실장, 육군교육사령관 등을 지낸 바 있으며, 김 전 장관 및 노 전 사령관과도 직·간접적으로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특검은 A씨가 계엄 준비 과정에서 방조나 직접적인 개입 여부 등 구체적인 혐의점은 찾지 못한 상황이다.

 

정치권은 노상원 ‘북풍 공작’ 관련 혐의에 대해 강도 높게 충돌하고 있다. 야권에서는 비상계엄 검토와 조직적 북풍 구상 의혹에 대한 처벌을, 여권에서는 진상 규명을 위한 철저한 수사를 각각 촉구했다. 시민사회 일각에서도 “국가기관이 명분 없는 계엄을 모의했다면 엄중히 심판받아야 한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은석 특검팀은 23일과 24일 이틀 연속 노상원 전 사령관을 추가 소환해, 수첩에 언급된 '북풍 유도' 의혹과 제3자 내란 방조 가능성 등 쟁점에 대해 집중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특검 수사 상황에 따라 정치권 공방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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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원#특검#계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