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결로 정면 돌파하겠다”…정청래·박찬대, 민주당 대표 첫 TV토론서 검찰개혁·여당 대응 입장차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후보와 박찬대 후보(기호순)가 16일 민주당 당 대표 선거를 위한 첫 TV 토론 무대에서 맞붙었다. 두 후보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개혁 입법 주도권과 당내 리더십을 두고 힘겨루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이번 토론에서 정청래 후보는 “협치는 합리적인 사람들과 하는 것”이라며 “불합리하게 억지 쓰고 발목 잡는 것은 강력하게 표결 처리하고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민주당은 넉넉할 만큼 의석수를 갖고 있다”며 개혁 입법 추진에 수적 우위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이 눈살 찌푸리지 않게, ‘너무 일방적으로 독주하는 것 아니냐’는 경계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해야 할 개혁을 충분히 하겠다”고도 덧붙였다.

박찬대 후보는 “협치를 포기하지 않지만, 거래하지 않는 것이 당 대표의 분명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하지만 거친 개혁보다 강하면서 세련된 개혁을 해야 한다”며 “대화를 원할 때는 통합적, 안정적 리더십으로 야당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대통령께서도 야당 대표를 초청해 통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집권여당 대표와 야당 간의 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두 후보는 최근 국민의힘을 겨냥한 내란범 정당 국고보조금 차단법, 국회의 위헌정당 해산 청구법 등 개혁 입법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정청래 후보는 “국민의힘에 대해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 요구가 높을 것”이라 언급했다. 정 후보는 국회 본회의 의결로 위헌정당 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이미 발의했다. 박찬대 후보는 ‘내란종식특별법’ 발의를 통해 내란범 배출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차단 절차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내란특검에서 내란에 대한 책임을 분명하게 따져 물을 필요가 있다”며 심판 절차의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명심’ 즉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둘러싸고도 신경전이 이어졌다. 박찬대 후보가 “이 대통령과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라고 말하자, 정청래 후보는 “20년 같이 지냈기 때문에 눈빛을 안 봐도 안다”고 선을 그었다. 정 후보는 “이 대통령과 한 몸처럼 움직이겠다”며 “이재명 정부가 필요한 것을 당에서 초과 달성하는 당 대표가 되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이 대통령께 진짜 필요한 사람은 바로 저”라며 원팀 리더십을 자신했다. 이에 박찬대 후보가 “‘대통령은 일만 하고 당 대표는 싸움만 한다’로는 한 팀이 될 수 없다”며 정청래 후보의 강경 노선을 비판하자, 정 후보는 “더 진짜 당 대표가 되겠다”고 맞받았다.
검찰개혁에는 두 후보 모두 전폭적 의지를 드러냈다. 정청래 후보는 “박 후보나 저나 검찰 개혁에 대해 단 0.1밀리미터의 차이도 없다”고 했고, 박찬대 후보 역시 “추석 전에 반드시 검찰 개혁의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전승절 참석 등 실용 외교 현안에 대해선 정청래 후보가 “국익을 위해서라면 악마와도 손을 잡아야 한다”, 박찬대 후보는 “배짱 있고 실용적인 외교가 필요하다”며 한목소리로 실리 외교를 강조했다.
이번 TV토론은 민주당 차기 지휘부의 개혁노선과 여야 관계, ‘이재명 정부’와의 조율 방식 등을 놓고 치열한 내부 경쟁 양상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8월 2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표 후보 토론 일정을 이어간다. 정치권은 후보들의 노선 차별화와 지지층 결집 분위기가 당내 경선뿐 아니라 정국 운영의 향방에 영향을 줄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