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상세포 활용 결핵 예방·치료 혁신”…연세대 연구팀, 백신·치료제 새 전략 제시
수지상세포 기반 면역치료 전략이 결핵 예방과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신성재 교수와 김홍민 박사 연구팀, 그리고 김종석 건양대 의과대학 교수는 항원제시세포의 일종인 수지상세포를 이용해 기존 BCG 백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항생제 내성 결핵균까지 효과적으로 억제 가능한 신개념 솔루션을 발표했다. 업계는 이번 연구가 백신과 항생제 한계를 넘어서 결핵 면역치료의 ‘플랫폼 경쟁’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연구팀은 수지상세포를 이용해 결핵 항원에 특이적인 T세포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기술을 21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결핵균에서 추출한 항원 성분으로 활성화시킨 수지상세포를 BCG 백신과 함께 결핵 감염 마우스에 투여했더니 감염 10주 후 결핵균 성장이 90% 이상 억제됐다. 기존 BCG 백신 단독 투여 대비 훨씬 높은 억제 효과가 확인된 것이다. 아울러 IFN-γ, IL-2, TNF-α 등 결핵 제어에 핵심적인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는 T세포와, 조직 내 장기 기억을 유지하는 조직상주 기억 T세포의 증가도 함께 관찰됐다.

특히 이번 전략은 예방 효과에 그치지 않고, 다제내성 결핵 등 항생제 내성균 감염 마우스에서 항생제 단독치료 대비 90% 이상 결핵균이 감소하는 치료 효과도 동반했다. 잠복결핵의 활성화 억제와 장기간(30주 이상) 면역 효능 유지 등 기존 백신 한계를 모두 보완하는 통합적 효능을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단순한 백신 효과 증진을 넘어서, 감염병 전 과정에서 예방과 치료 모두를 커버하는 새로운 플랫폼 기술로서 차별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수지상세포 기반 면역치료는 최근 암, 만성 감염 등 다양한 난치성 질환에서 글로벌 바이오기업들이 잇따라 주목 중인 차세대 솔루션으로 꼽힌다. 국내외 기존 결핵 백신은 주로 소아기 중증 결핵에 국한된 효과에 머물거나, 반복 접종에도 내성균 대응력이 떨어져 시장성과 임상적 실효성이 한계로 거론됐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백신·치료제 갭을 수지상세포라는 면역 플랫폼으로 연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 유럽에서도 항원제시세포 활용 백신·면역치료 연구가 최근 가속화 중이나, 실제 감염병 예방 및 치료 전 주기를 커버한 융합 전략 개발은 흔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수지상세포 기반 면역치료가 향후 결핵뿐만 아니라 다양한 만성 감염, 내성균 감염 치료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결핵 백신이나 치료제는 각국 보건당국(WHO, FDA 등)의 엄격한 검증이 요구된다. 수지상세포 기반 백신·면역치료는 임상적 안전성과 대규모 제조 공정, 데이터 관리, 면역 반응의 장기 지속성 등 규제와 산업화 장벽도 상존한다.
신성재 교수는 “수지상세포를 기반으로 예방과 치료를 잇는 면역치료 전략이 장기적이고 복잡한 결핵 환경을 아우를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성과가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