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전 45-44 접전”…한국 여자 사브르, 아시아선수권 준우승→은메달 획득
뜨거운 숨결 속에 서로의 검 끝이 확인한 마지막 순간, 1점의 아쉬움이 곧 값진 은메달로 남았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경기장에는 대표팀 선수들의 진중한 집중과 간절한 집념이 또렷이 스며들었다. 단 한 순간이라도 물러섬이 없던 결승전은 관중과 선수 모두에게 한 편의 서사시로 각인됐다.
2025 아시아선수권대회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한국은 전하영, 최세빈, 김정미, 서지연이 호흡을 맞췄다. 팀은 16강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뒤 8강에서 인도를 45-19로 손쉽게 제압하며 기세를 올렸다. 이어진 준결승전, 우즈베키스탄과의 맞대결에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을 이어가며 45-42로 힘겹게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결승 상대는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에무라 미사키를 내세운 일본. 경기 내내 두 팀 모두 주도권을 뺏고 뺏기는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경기 후반, 한국은 빈틈을 집요하게 파고들었지만 마지막 한 점을 내주며 44-45로 아쉽게 패했다. 점수판 위의 1점 차는 결승 무대를 밟은 대표팀의 용기와 투혼을 오롯이 증명했다.
이번 대회 은메달은 지난해 동메달보다 한 단계 높은 성적이다. 2년 만에 다시 오른 아시아선수권 결승 무대에서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성장과 부활의 서사를 새기며 기량 회복을 알렸다.
같은 날 펼쳐진 남자 에페 단체전에서는 박상영, 마세건, 안태영, 손민성이 힘을 합쳤다. 일본과 카자흐스탄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펜싱의 높아진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최세빈은 시상식 후 “한 점 차 패배라 더욱 아쉬운 결승이었다. 다음 대회에선 반드시 금메달에 도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한국 펜싱 대표팀은 대회 마지막 날을 앞두고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확보한 상태다. 여자 에페와 남자 플뢰레 단체전이 남은 가운데, 선수들은 메달 빛을 더하기 위한 마지막 라운드를 준비 중이다.
펜싱의 칼끝에서 묻어난 땀과 고요한 집중, 그리고 응원 속에서 만들어진 이번 기록은 보는 이들의 하루를 잠시 멈추게 한다. 펜싱 대표팀의 이야기는 2025 아시아선수권대회를 통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