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뜨거운 여름에 더 빛난다”…역사와 자연 품은 여정에 발길 이어져
요즘 경주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고즈넉한 유적지의 도시로만 여겨졌지만, 지금은 뜨거운 여름에도 역사와 자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여행지의 일상이 됐다.
경주의 8월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21일 오후 기준 기온이 34.5도로 치솟았고, 한낮엔 36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그만큼 무더운 날씨지만, 오전부터 여행객들의 움직임은 활기차다. SNS에는 “동궁원 내부에서 시원하게 식물욕 했다”, “등대 앞 바람이 여름 더위를 잊게 해준다” 같은 인증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 경주사무소에 따르면, 여름철 야외 명소·실내 체험 공간을 연계한 여행 코스를 선호하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늘었다. 동궁원처럼 실내외가 조화된 복합문화공간에 대해 “무더위에도 쾌적하게 역사와 자연을 누릴 수 있다”는 반응이 많았다.
여행 전문가 이현석씨는 “경주는 신라 유적만큼 풍부한 자연 자원, 그리고 잘 꾸며진 체험 공간 덕에 계절마다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고 표현했다. “특히 여름엔 실내 식물원, 바닷가, 테마파크가 하나의 동선처럼 연결돼 짧은 여행에서도 충분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한 여행카페에는 “보문로 동궁원은 아이와 걷기 딱 좋다”, “감포의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여름휴가 제대로 보낸 기분” 등의 후기가 많았다. “오히려 더울 때 떠난 여행에서 색다른 경주를 발견했다”는 경험담도 공감을 얻고 있다.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다. 경주에서 여름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이들은 더위를 피하는 대신, 그 속에서 어우러진 역사와 자연을 찾는다. 뻔한 관광지의 틀을 넘어선 이 조용한 시도는 단지 휴가가 아니라,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연습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