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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터지지 않은 반전”…한국여자배구, 프랑스전 완패→VNL 잔류마저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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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터지지 않은 반전”…한국여자배구, 프랑스전 완패→VNL 잔류마저 위태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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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들의 응원이 잦아들 무렵에도 코트 위 선수들은 힘겨운 몸짓으로 마지막까지 공을 쫓았다. 번번이 높게 쌓인 프랑스 미들블로커의 벽을 넘지 못한 공격, 세트마다 마지막을 향해 간절히 달렸지만 경기의 흐름은 요지부동이었다.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프랑스와의 2025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17-25 19-25 21-25)으로 패배해, 극적으로 반전을 꿈꾼 여정은 1승 11패라는 아쉬운 결과로 마감됐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총 12경기 중 단 1승, 승점 5점에 그치며 전체 18개 팀 중 17위에 머물렀다. 세계 랭킹 역시 34위에서 37위로 떨어졌다. 반면 프랑스는 이 승리로 순위를 16위에서 14위로 끌어올렸다. 특히 블로킹 득점(4-9), 서브 득점(2-9) 등 주요 수치에서 한국은 프랑스에 일방적으로 밀렸다. 문지윤이 8점, 육서영이 10점으로 공격을 이끌었지만, 상대의 거센 리듬을 넘어서진 못했다.

“블로킹·서브 완패”…한국여자배구, 프랑스에 0-3 패배로 VNL 1승 11패 마감 / 연합뉴스
“블로킹·서브 완패”…한국여자배구, 프랑스에 0-3 패배로 VNL 1승 11패 마감 / 연합뉴스

1세트부터 흐름은 쉽지 않았다. 문지윤과 육서영이 힘을 냈지만, 프랑스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17-25로 내줬다. 2세트에서는 주장 강소휘와 정호영이 분전했으나, 상대의 속공을 막지 못해 또 한 번 19-25로 무너졌다. 3세트에서는 이다현과 이주아의 속공이 살아났지만, 승부처마다 프랑스의 효율적 블로킹에 막히며 21-25로 마침표를 찍었다. 선수들은 매 세트마다 득점 격차를 좁히려 노력했지만, 게임의 흐름을 단 한 번도 돌려세우지 못하고 코트 위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이번 대회 목표였던 잔류를 위해 최소 2승이 필요했으나,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1승에 그치며 최하위 강등 위기에 몰렸다. 태국 역시 1승 11패, 승점 5점으로 동일하지만 세트 득실률에서 한국보다 앞서 있어, 마지막 남은 태국과 캐나다의 경기 결과에 따라 한국의 운명이 결정된다. 태국이 2-3으로 패할 경우 한국은 챌린저컵 강등이라는 불명예를 안을 수 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 또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주먹을 불끈 쥐며 한 점 한 점에 환호를 보냈지만, 경기장에 내려앉은 침묵이 선수단의 무거운 표정과 겹쳐졌다. 시즌 내내 치열하게 뛰었던 이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코트 위에서 보여준 간절함이 언젠가 다시 반등의 서사로 이어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현장 곳곳에 남았다.

 

절박함 이면의 침묵은 때론 다음 준비를 위한 긴 숨이 된다.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의 도전은 이렇게 멈추지 않고 이어진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 무대 위에서 다시 뛰는 그날을 기다리게 하는 기록은 내년에 더욱 소중해질 전망이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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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배구대표팀#프랑스#문지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