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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투자의지 확고”…상장제약사, 신약개발 R&D 10% 확대
IT/바이오

“미래에 투자의지 확고”…상장제약사, 신약개발 R&D 10% 확대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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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경기 침체, 병원-의료계 갈등 등 시장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와 글로벌 진출을 겨냥해 투자 강도를 높이면서, 바이오산업 전반의 기술 경쟁 구도가 한층 격해지는 양상이다. 업계는 이번 투자 확대를 ‘신약 생태계 구축’을 위한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20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유한양행 등 10개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은 올 상반기 R&D 투자금으로 약 1조296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9.7% 늘어난 수치다. 셀트리온은 항체-약물결합체(ADC), 이중항체 등 미래 신약 개발 중심으로 2296억원을 투입해 매출액의 12.7%를 차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바이오시밀러 신약 연구와 생산 공정 혁신에 2286억원, 매출의 8.8%를 투자하며 전년보다 29.1%나 늘렸다.

유한양행도 항암, 대사질환, 면역질환 등에 집중하며 상반기 1073억원을 투자해 매출의 10% 수준을 R&D에 배정했다. GC녹십자는 미국 큐레보와의 협업을 통한 백신 임상, 노벨파마와 산필리포증후군 A형 신약 개발 등 다양한 글로벌 R&D 파이프라인을 운영 중이다. 종근당은 ADC 항암제 ‘CKD-703’의 미국 임상 진입에 맞춰 R&D 비용을 23.3% 증액해 831억원을 집행했으며, 한미약품은 기전 다변화와 신개념 비만치료제 등으로 R&D 비중을 14.1%까지 올렸다.

 

이처럼 국내 제약사들은 글로벌 임상, 첨단 신약물질 연구, 생산성 개선 등 다방면에 투자를 확대 중이다. 미국·유럽의 신약·바이오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는 글로벌 추세에서도, 국내 기업의 전략적 R&D 집중이 기술 격차 해소 및 선도 위치 확보에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대웅제약·HK이노엔·동국제약은 각자 신약 연구 추진에도 불구하고 투자 규모를 3~10% 이상 감축했다. 이는 수익성 관리, 특정 임상 진행 일정 변화 등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신약개발과 R&D 파이프라인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한편,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 신약 허가 절차 개선 등 정책 변화도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FDA)와 각국 규제기관이 신약 임상·허가 기준을 선진화하면서, R&D 투자와 실제 시장진입 간 속도전 역시 전면화되는 분위기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상장제약사들의 대규모 R&D 확대가 바이오 신약 경쟁의 판도를 가를 기점이 될 것”이라 평가했다. 기술력과 시장성, 규제 대응이 조화를 이뤄야 차세대 산업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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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유한양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