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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내보내면 개헌 못 막아”…김문수·장동혁, 국민의힘 결선 앞두고 통합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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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내보내면 개헌 못 막아”…김문수·장동혁, 국민의힘 결선 앞두고 통합론 공방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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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통합이냐, 내부 반발 인사에 대한 결단이냐를 두고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이끌 두 후보가 맞붙었다. 김문수, 장동혁 후보는 8월 23일 국민의힘 대표 선거 결선 투표와 여론조사 개시를 하루 앞두고 열린 TV 토론에서 ‘내부 통합론’과 ‘원외 대표 한계론’을 두고 격렬한 설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결선이 촉각을 모은 가운데, 당내 계파 간 긴장과 파열음이 다시 한번 부상하는 모양새다.

 

이날 양측의 공방은 최근 본회의를 비롯한 당내 분열 상황과 맞물려 더욱 팽팽했다. 김문수 후보는 “장동혁 후보가 내부 총질하는 사람 다 내보내야 한다고 하는데, 우리 당 의원이 100명 이하로 무너지면 이재명 정권이 장기 집권을 위한 개헌을 한다”며 “개헌 저지선이 무너져도 괜찮은가”라고 반문했다. 김 후보는 이어 “107석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보석 같은 존재”라며 의원 개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장동혁 후보는 과거 국민의힘이 108석을 보유하고도 탄핵을 막지 못한 점을 들어 “막연하게 107명이 있으면 개헌을 막을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국민의힘 의원 108명이 있었지만, 탄핵을 막지 못한 경험이 있다”라고 지적하며 당내 책임론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특히 “내부 총질하는 분들에 대해선 결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양 후보는 조경태 의원, 안철수 의원을 둘러싼 인사 포용에 대해서도 입장차를 보였다. 김문수 후보는 통합 필요성을 재차 역설하며 “설득하고 대화해야지, 암세포 잘라내듯 자르면 국민의힘이 누구랑 일하겠는가”라고 반박했지만, 장동혁 후보는 “조경태 의원이 ‘당내 내란 동조 세력이 있다’는 등 발언을 한 걸 보면, 그런 분과 함께 가는 것이 진정한 통합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대표 자격, 즉 원외 대표의 한계론을 놓고도 설전이 이어졌다. 장동혁 후보는 “원내에서 국민과 연대해 싸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며 한동훈, 황교안 전 대표의 사례를 언급했다. 이에 대해 세 번 국회의원을 역임한 김문수 후보는 “현직 국회의원 경험이 3년밖에 안 되는 장 후보가 나를 국회 경험이 없다고 하면 말이 되는가”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또 “국회만으로 이재명 독재를 막기 어렵다”며 국제 연대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서는 두 후보 모두 ‘먼저 연락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문수 후보는 “예를 갖추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라고 밝혔으며, 장동혁 후보도 “대표가 되면 먼저 연락해 협치 물꼬를 틀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내년 재·보궐 선거 인사 공천, 전직 대통령 복당, 전 대통령 면회와 관련해서도 두 후보는 기존 견해를 유지하며 당의 정통성과 예의를 강조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치열한 계파 갈등과 통합론, 원내외 대표 자격 논쟁 등 민감한 현안을 두고 격돌했다. 정치권에서는 결선 투표 결과가 당내 힘의 균형뿐만 아니라, 내년 총선을 앞둔 정국의 향배를 가를 중대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결선 이후 본격적인 지도부 출범과 함께 당내 통합 방안과 인사 정비에 들어갈 계획이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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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장동혁#국민의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