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200만 관중 신화”…KBO리그, 44년 만의 대기록→야구 열기 최고조
모두가 야구장으로 모였다. 붉고 푸른 유니폼과 팀 마스코트가 응원가 사이로 출렁이던 스탠드는 그 어느 해보다 뜨겁게 달아올랐다. 44년 만에 프로야구가 써낸 새로운 한 해, KBO리그는 누적 관중 1천200만명을 돌파하는 역대급 신기록 앞에서 팬들과 함께 자리했다. 야구장은 기적의 순간마다 환성과 박수, 감동으로 물들었다.
27일 SSG 랜더스,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 NC 다이노스, KIA 타이거즈 등 세 경기장에서 총 5만5천695명의 관중이 입장하며 KBO리그는 703경기 만에 시즌 누적 관중 1천201만9천267명을 기록했다. 국내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1천200만 관중을 달성하는 대기록이 완성됐다.

올해 프로야구는 경기 초반부터 치열한 순위 경쟁과 더불어 박진감 넘치는 장면, 응원 열기로 팬 층을 더욱 넓혔다. 리그 전체 좌석 점유율은 무려 82.9%에 달했고, 경기당 평균 관중 역시 1만7천97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 대비 약 15% 늘어났다. 이로써 기록과 열기 모두 한 걸음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여름이 한창이던 8월, 2년 연속 1천만 관중이라는 또 다른 기록에 이어 9월 들어 경기마다 이전에 없던 관중 행렬이 이어졌다. 703경기 중 321경기가 매진되며 지난해 221경기 최다 매진 기록도 넘어섰다. 입장권을 구하는 데 실패한 팬들에겐 아쉬움, 현장에 함께한 이들에겐 짜릿한 추억이 새겨진 시간이었다.
구단별로도 의미 있는 기록이 쏟아졌다. 삼성 라이온즈는 161만6천241명, 롯데 자이언츠는 150만7천704명의 홈 관중을 기록하며 모두 150만명을 넘는 저력을 보였다.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 SSG 랜더스, 한화 이글스, KIA 타이거즈 등 일곱 곳이 모두 홈 관중 100만명을 돌파해 각기 다른 도시에서 야구의 열기가 넘쳤다.
특히 한화 이글스는 71번의 홈경기 중 60경기에서 매진을 이루는 기염을 토했다. 좌석이 1만7천석에 불과한 한화생명 볼파크는 좌석 점유율에서 99.2%라는 사실상 만석에 가까운 풍경을 수차례 보여줬다. 삼성 역시 70경기 중 53경기, 롯데는 73경기 중 44경기, LG는 69경기 중 41경기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인기 구단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다만 NC 다이노스는 안타까운 사고로 두 달 이상 원정 생활을 이어가며 홈 관중은 72만1천845명에 머물렀다. 그러나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2만7천214명의 입장이 더해지면 창단 후 홈 최다 관중 경신이 가능해 사상 첫 기록에 대한 기대도 이어진다.
지난 계절 동안 야구장은 스포츠 이상의 의미를 품었다. 경기장을 찾은 이들은 기록을 넘어선 축제의 주인공이었으며, 묵묵히 환희와 열정을 나누었다. 프로야구는 마지막까지 최다 관중, 경기당 최다 평균 관중 등 또 다른 역사를 매일 써나가고 있다.
하루의 끝, 야구로 얻는 위로와 환희는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가 가까워지는 가운데, 팬과 선수, 그리고 구단 모두가 남긴 이 기록은 한국 야구의 뜨거운 오늘을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