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깃든 예술”…서울 한복판서 펼쳐지는 색다른 감동
요즘 서울 도심에서 예술을 마주하는 일이 낯설지 않다. 예전엔 박물관이나 공연장 안에서만 가능했던 일이지만, 이제는 태평로와 청계천 위를 걷다 보면 어느새 거리 한복판이 무대로 변한다. 예술이 한 걸음 안으로 들어온 순간, 우리는 조금 더 느리게 도시를 느낀다.
서울거리예술축제는 국내외 30여 개 작품이 시민들과 직접 마주하는 거리 공연의 장면들을 만들어낸다. 전통연희부터 현대무용, 서커스까지 장르도 다채롭다. 평소 익숙한 서울의 길목 곳곳이 무대가 되고, 예술가들과 관객이 경계 없이 어우러진다. SNS에는 야외 공연 인증샷과 감상평이 잇따랐고, “매년 기다렸다” “거리에서 만난 공연이 제일 인상깊다”는 시민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이런 변화는 축제가 담아내는 새로운 시도에서도 확인된다.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맞아 선보인 ‘아트레킹’ 프로그램은 ‘지금, 그 때, 우리 서울길’이라는 주제로 청계광장에서 청계9가까지 물길 따라 걸으며 도심과 예술, 지난 시간의 흔적을 함께 경험하게 한다. 걷는 동안 마주하는 각기 다른 작품들은 일상과 역사의 결을 잇고, 참가자 스스로 이야기의 한 부분이 되는 특별한 순간을 만든다. 전문가들은 “도시 축제의 본질은 사람과 공간, 그리고 시간의 연결에 있다”고 느꼈다. 단순한 볼거리, 흥겨움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의 풍경 자체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는 평이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아이 손 잡고 산책하다가 이번엔 전통공연까지 봤다” “한 번쯤은 어둡던 물길이 예술을 품으니 기억이 더 깊어진다” “서울에서 이런 경험은 진짜 소중하다”며 시민들은 일상과 예술이 자연스럽게 엮일 때의 감동을 고백했다.
작고 사소한 변화지만, 서울거리예술축제는 단순하게 공연을 보는 시간을 넘어 도시와 나, 그리고 우리의 삶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일상 속 예술이 더 익숙해진 시대, 거리에서 만나는 예술 한 장면은 우리 안의 감각을 깨우고 새로운 기억을 남긴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