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전공의 복귀율 70% 돌파”…필수과 지원은 여전히 저조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이른바 ‘빅5’ 권역별 대형병원에서 전체 전공의 70~80%가량이 복귀할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공고한 올해 하반기 모집 총원은 1만3498명으로, 인턴 3006명과 레지던트 1년차 3207명, 상급년차 7285명 등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이번 모집 규모는 기존 결원 보충에 국한했던 하반기 채용과 달리, 집단 사직 이후 미충원 인력까지 대거 충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공의 모집 결과, 상급종합병원에서는 레지던트 상급년차 복귀율이 80%에 근접했으나,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분야에서는 정원 절반 수준에 그쳤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모두 인턴과 1년차 레지던트 정원만큼은 타 병원 및 지방 지원자가 유입되면서 일부 연차별 복귀 격차가 심화됐다. 지원 현황을 보면 인턴 지원율은 80%를 상회했으나, 필수의료 분야는 여전히 기피가 뚜렷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방권역 빅5 병원의 필수과 모집에는 외부 지원이 대다수로 집계되며, 본원 전공의 복귀율이 정체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현상에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상급병원에 지원자가 몰리면서 인기과와 비인기과·필수과 간 양극화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고, 소아청소년과 및 산부인과 등 전국 의료공백 논란이 이어질 소지가 있다.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 등도 경쟁률 발표를 자제하면서 실제 충원 양상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응급의학과, 소아청소년과 등은 정원 채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병원 관계자 진단이 잇따랐다.
특히 이번 채용에서 인턴과 1년차 등 저연차 전공의의 경우, 기존 근무 병원이 아닌 외부 인력이 대거 지원한 점도 예년과 달랐다. 일부 지방 수련병원에서는 현장 의료세대 이동에 따른 일시적 인력 유출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병원 및 지역거점병원에서 필수의료 인력난이 지속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미국, 일본 등 해외 주요국 역시 필수의료 분야 인력 유치에 국가 차원의 개입이 확대되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정책적 선제 대응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전공의 복귀율이 일정부분 회복세를 보이지만, 필수과는 여전히 구조적 기피가 심각하다”며 “실제 진료현장에서의 필수의료 공백을 줄이기 위한 국가 차원의 인센티브 정책과 지역 의료기관 연계 강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전공의 재충원이 현장 의료 공급망 정상화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