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이크 유전학 새 지평”…IBS 구본경, EMBO 외국인 회원 등극
유전체 기반 정밀의료와 바이오 혁신을 이끄는 모자이크 유전학 기술이 글로벌 과학계의 인정을 받았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 구본경 단장이 세계 최고 생명과학 학술기구 중 하나인 유럽분자생물학기구(EMBO)의 외국인 회원(Associate Member)으로 선정되며, 아시아 과학 연구 리더십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업계는 이번 선출을 '오가노이드 기반 차세대 유전학 연구 경쟁'의 분기점으로 본다.
구본경 단장은 줄기세포 기반 오가노이드(장기유사체)와 최신 유전자가위(Genome Editing) 기술을 결합해 개별 세포 단위에서 유전자 기능을 해석하는 모자이크 유전학(mosaic genetics) 분야를 개척한 연구자로 꼽힌다. 살아있는 조직 내에서 유전자의 기능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기술 개발은 조직 재생·암 발생 초기 등 바이오산업 난제에 새로운 해결 기제를 제시했다. 특히 지난해 국내 기관 소속 연구자로는 처음으로 유럽연구위원회(ERC) 시너지 그랜트에 선정, 약 160억 원 규모의 초대형 공동 연구를 이끄는 등 입지를 굳혔다.

구본경 단장의 연구는 기존 대량 분석 중심의 유전자 편집 기술을 한 단계 진화시켰다는 점에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유전자 기능 연구는 주로 조직 전체 또는 대량 세포 기반이었으나, 구 단장은 개별 세포·미세 환경 단위에서 변이를 추적하며 정밀의료와 맞춤형 치료로의 접점을 넓혔다. 이는 스위스, 영국 등 유럽 선진국 연구팀이 선도하던 분야와 맞먹는 성과로 평가된다.
EMBO는 1964년 설립돼 61년의 역사를 이어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생명과학 네트워크로 자리매김했다. 노벨상 수상자를 90여 명 넘게 배출한 권위로, 매년 생명과학계 기여도가 높은 과학자를 선발한다. 올해 신규 회원으로 전 세계 24개국 69명이 이름을 올렸으며, 한국 과학자로는 구본경 단장이 IBS RNA연구단 김빛내리 단장, 혈관연구단 고규영 단장에 이은 세 번째다.
특히 구 단장은 2021년 IBS 합류 후에도 ERC 그랜트, EMBO 회원 선출 등 유럽과의 협력 연구 성과를 잇따라 내고 있다. 글로벌 정밀의료, 조직 재생 및 암 연구 분야에서 아시아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주목할 만한 신호로 분석된다. EMBO 공식 활동은 올해 10월 22일부터 독일 하이델베르크 회원 연례 회의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연구계에서는 이번 EMBO 회원 선출이 국내 바이오 연구의 국제경쟁력을 재확인한 성과라는 평가와 함께, 세계 표준 연구 네트워크와의 협업을 통해 신약·정밀의료 분야에서 한국 과학계가 더 높은 도약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선출이 과학기술과 정책, 국제 협력의 시너지를 높여줄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