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옥, 청춘을 숨긴 손길”…사계의봄 필명 뒤 반전 → 드라마계 술렁인 진짜 이유
한층 부드러운 햇살과 함께 익숙한 이름이 감춰진 채 시작된 ‘사계의 봄’은 방송가에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다. 김순옥 작가가 막장드라마 계보의 대모라는 타이틀을 벗고, ‘김민철’이라는 필명으로 청춘 음악 로맨스에 도전했다는 사실이 종영 뒤에야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드라마 ‘사계의 봄’은 케이팝 밴드 스타로서 정점을 찍었던 ‘사계’가 팀에서 퇴출당한 뒤, 우연처럼 만난 대학생 김봄과 함께 성장해가는 청춘들의 꿈과 사랑, 재기의 이야기를 그린다. 하유준, 박지후, 이승협, 서혜원 등 신선한 배우들의 앳된 에너지가 스크린을 물들이며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하지만 ‘사계의 봄’은 동시간대 경쟁작 사이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10부작이라는 짧은 호흡과 주 1회 편성, 최고 시청률 1.4%의 수치는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가진 김순옥의 기존 이미지와는 멀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볍고 섬세하게 펼쳐진 스토리와 음악적 정취는 일부 마니아의 애정어린 반응을 자아냈다.
3일 관계자에 따르면 ‘사계의 봄’ 크레딧에 표기된 김민철이 실제로는 김순옥 작가임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오랜 막장·복수극을 써 온 김순옥은 신선한 시도를 위해 선입견을 피하고자 익명성에 기댔다. 방영 기간 내내 대본 리딩과 현장 회식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했다는 후문이 알려지며, 작가의 인간적 매력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SBS ‘아내의 유혹’부터 ‘펜트하우스’, ‘7인의 탈출’까지 굵직한 시대극을 써 온 김순옥이지만 ‘사계의 봄’을 통해선 한없이 부드럽고 담백한 청춘의 계절을 펼쳤다. 필명의 베일이 벗겨진 뒤, 시청자와 업계는 한 작가의 변신과 장르 확장 가능성에 깊은 관심과 기대를 쏟아내고 있다.
‘사계의 봄’은 웨이브와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에서 다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