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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피임약 상용화 성큼”…유어초이스, 임상 1상 안전성 확보에 주목
IT/바이오

“남성 피임약 상용화 성큼”…유어초이스, 임상 1상 안전성 확보에 주목

강민혁 기자
입력

남성의 피임 선택지에 새로운 전기가 열리고 있다. 미국 바이오 스타트업 유어초이스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세계 최초 비호르몬 경구 남성 피임제 ‘YCT-529’가 최근 임상 1상에서 안전성을 입증받으며 상용화 기대감이 커졌다. 해당 약물은 기존 콘돔, 정관수술 중심이던 남성 피임법에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제약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주목된다.

 

YCT-529는 미네소타대학교와 컬럼비아대학교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화합물이다. 이번 임상 1상에서는 정관수술을 받은 건강한 남성 16명에게 1일 1정씩 투여한 결과, 체내 약물 흡수 경로와 안전성에서 중대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유어초이스의 최고과학책임자는 “호르몬 변화나 성기능 이상이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혀, 기존 호르몬성 피임제와의 차별점이 부각된다.

이 약물은 남성 생식에 필수적인 단백질인 레티노산 수용체 알파(RAR-α)를 표적해, 정자의 일시적 생성 억제를 유도한다. 테스토스테론 등 남성 호르몬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고 생식기능만 일시적으로 조절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전임상 동물실험에서 생쥐 임신율은 투여 후 4주 내 99%까지 감소했고, 투약 중단 6주 만에 생식력이 회복돼, 실용적 복원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보였다.

 

현재 YCT-529는 임상 2상에서 최대 90일간 정관수술을 하지 않은 남성을 포함해 약 50명을 대상으로 효능 검증에 들어갔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남성 경구 피임제 개발이 잇따르고 있지만, 비호르몬 계열에서 인체 안전성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FDA의 품목 허가를 받으면 상업화 시기는 5년 내외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여성 피임제의 부작용, 남녀 역할 균형 차원에서 남성 피임약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편 유럽, 아시아 주요 제약사들도 유사 개발을 가속하고 있으나, 효능·부작용 균형 측면에서 YCT-529가 한발 앞선 것으로 관측된다.

 

식약처 등 글로벌 규제당국은 생식 건강 보장과 성평등 가치 실현을 내세워 야심 찬 임상·허가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다. 다만 장기적 효과·윤리 검증 역시 과제로 꼽힌다.

 

산업계는 이번 임상 결과가 피임 시장의 판도를 바꿀 혁신의 신호탄이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술, 사회적 수요, 제도 변화가 새 패러다임의 조건임을 시사한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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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어초이스#남성피임약#yct-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