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봉 내려놓은 김학범”…제주, 침묵 깬 감독 사임→팀 분위기 대변화 예고
제주월드컵경기장에 드리운 침묵은, 지난 1년 9개월을 끌어온 사령탑 교체라는 변화 앞에서 한층 더 깊게 내려앉았다. 연이은 무승 행진은 더이상 피할 수 없는 균열을 남겼고, 지휘봉을 내려놓은 김학범 감독의 뒷모습에는 선수들과 팬 모두의 아쉬움이 겹쳐졌다. 프로축구 K리그1의 흐름을 뒤흔든 이번 사임은, 제주가 다시 일어설지 모른다는 기대와 함께 섬세한 긴장감을 전했다.
제주 SK 구단은 27일 “김학범 감독이 분위기 쇄신과 성적 반등을 위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났다”며 공식 발표했다. 2023년 12월 제주 통산 17대 지휘봉을 잡은 김학범 감독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지도력이란 수식어도 꺾을 수 없던 올 시즌의 벽에 부딪혔다. 12팀 중 11위(승점 31)에 주저앉은 제주는 최근 7경기에서 2무 5패의 극심한 부진을 겪은 끝에, 파이널A 진출마저 좌절된 채 마침내 변화를 선택했다.

심각하게 좁혀진 하위권과의 격차 역시 불안을 더했다. 최하위 대구FC(승점 22)와의 승점 차는 9점까지 줄어든 상태이며, 연패로 인한 분위기 침체 속에서 선수단의 긴장감도 감돌았다. 이에 따라 제주 구단은 “김학범 감독 의사를 존중하고, 성적 반등이란 도전을 위해 모든 구성원이 노력하겠다”고 덧붙이며 내부 결속을 다짐했다.
공은 이제 김정수 수석코치가 쥐게 됐다. 28일 오후 4시 30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K리그1 31라운드 수원FC전은, 김정수 감독 대행 체제로서 첫 공식 무대가 될 전망이다. 김정수 대행은 팀 내 전술과 분위기 변화를 예고하며, 강등권 탈출과 순위 반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린다. 그라운드와 관중석에서는 다시 한번 제주만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제주가 남다른 각오로 임하는 김정수 감독 대행 체제의 첫 경기는 9월 28일 오후 4시 30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팬들의 응원과 새로운 리더십의 시너지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되는 가운데, 제주 축구의 분수령이 되는 한 주가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