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30위 사수 드라마”…해리 홀, PO 최종전 진출→BMW 챔피언십 역주행
엄습하던 긴장감, 18번홀 그린에 걸린 마지막 퍼트가 떨어지는 순간 해리 홀의 눈에 스쳤던 안도와 환희가 교차했다. 거친 숨결이 남긴 흔적처럼, 30위 언저리에서의 역주행은 시즌 내내 누적된 노력과 집념의 결실로 남았다. 숫자에 가려질 뻔한 한 선수의 극적 서사가, BMW 챔피언십 최종 6위라는 기록과 함께 팬들의 뇌리에 선연히 각인됐다.
미국프로골프 투어 플레이오프 2차전 BMW 챔피언십이 18일(한국시간) 마무리됐다. 해리 홀은 모든 라운드에서 안정된 언더파 플레이를 이어가며, 최종일 이븐파 70타로 막판 버티기에 성공했다. 합계 8언더파 272타, 단독 6위로 시즌 개인 최고 성적에 오르면서, 대회 전 45위였던 페덱스컵 랭킹을 단번에 26위까지 끌어올렸다. 30위 이내 진입이 요구된 PO 최종전 진출권 싸움에서 해리 홀만이 상승 곡선을 그려냈다.

해리 홀은 지난해 ISCO 챔피언십 이후 PGA 우승 기록은 없었지만 올 시즌 5회나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꾸준함과 마지막 집중력 덕분에 가장 짜릿한 순간이 펼쳐졌다. 반면, 루커스 글로버는 30위에서 BMW 챔피언십을 시작했으나, 10오버파 290타로 공동 40위에 그치며 최종 36위로 밀려났고, 최종 무대 티켓을 아쉽게 놓쳤다. 올해 30위권 이내에서 밀려난 선수는 글로버 한 명뿐이었다.
한편, 임성재는 대회 전 25위에서 28위로 소폭 하락했지만 최종 진출권을 사수했다. 악샤이 바티아는 공동 26위로 대회를 마쳤으나, 간신히 30위에 턱걸이하며 마지막 티켓을 챙겼다. 크리스 고터럽도 공동 33위의 아쉬움을 안고 29위에 이름을 올렸다.
골프 팬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리키 파울러는 48위로 진입 후 BMW 챔피언십에서 공동 7위의 분전을 보여줬으나, 페덱스컵 최종 랭킹 32위로 시즌 종료를 맞았다. 마이클 김 역시 공동 10위를 기록하고도 31위에 머물러 결승 라운드 진출의 고배를 마셨다. 샘 스티븐스, 라이언 폭스, 라이언 제라드 등 34위 이내 선수들도 대회 내내 분전했으나 결국 30위 진입에는 실패했다. 세계랭킹 3위 잰더 쇼플리도 BMW 챔피언십에서 공동 28위를 기록했지만, 랭킹 42위에 머물러 최종 무대를 밟지 못했다.
수많은 도전과 이별, 그리고 끝내 살아남은 선수들의 이름이 각인된 순간이었다. 해리 홀의 극적인 순위 도약은 어쩌면 올 시즌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의 가장 선명한 한 컷을 장식했다.
8월 21일부터 시즌 챔피언을 가릴 페덱스컵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이 펼쳐진다. 골프 팬들의 박수는 마지막 무대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