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완패의 그림자”…한국 여자배구, 잔류 꿈 무너졌다→1승 11패로 강등 확정
숱한 각오와 땀방울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벼랑 끝에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길게 한숨을 삼켰다. 프랑스와의 최종전에서 세트 스코어 0-3으로 완패하며, 1승 11패라는 씁쓸한 성적표만을 남겼다. 침묵이 흐른 일본 지바의 경기장에서 선수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팬들의 응원은 응집된 슬픔으로 변해버렸다.
대표팀은 2024 VNL 12라운드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초반부터 주도권을 내주었다. 철저한 수비와 조직력에서도 한발씩 밀리는 모습을 보였고, 반전의 기회도 결국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지난 캐나다전에서 2-3 역전승의 기쁨을 맛봤던 한 경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경기에서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며 월등한 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공식 기록 상 대표팀의 세트 득실률, 점수 득실률 모두 최하위권에 그쳤다.

경기 후반까지도 잔류의 불씨는 이어졌다. 그러나 마지막 변수였던 태국이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2-2까지 끌고 가며, 규정상 5세트 진입 시 주어지는 승점 1점을 확보했다. 이 승점은 곧 잔류 확정선의 마지노선을 넘기는 결정타였다. VNL 대회 규정에 따라 18개국 중 18위 팀이 강등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17위로 챌린저컵행이 확정됐다.
지난해보다 기록도, 내용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2023년 2승(프랑스, 태국)에서 올해는 간신히 1승(캐나다)에 그쳤고, 목표로 삼은 2승 달성 또한 실패로 돌아갔다. 세트 득실, 득점력, 수비 모두 전반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한 해였다.
결국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내년 시즌 다시 VNL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다. 챌린저컵이라는 또 다른 도전 앞에 서게 된 대표팀의 내일을 기다리는 팬들의 응원과 위로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여자배구의 2024년 VNL 기록은 뜨거운 여름의 기억으로 남았으며, 새로운 출발은 서서히 준비되고 있다.
분주히 돌아가는 시즌의 끝자락에 마주한 허탈감과, 꺼지지 않는 애정의 눈빛. 다음 챌린저컵 여정에서 다시 한번 반전의 스토리를 써 내려갈 수 있을지, 한국 여자배구의 재도약을 바라는 시간은 계속된다. 이번 VNL 경기는 연합뉴스를 통해 생생히 전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