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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바람 따라 미술관으로”…폭염 속 대전, 실내 문화공간이 사랑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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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바람 따라 미술관으로”…폭염 속 대전, 실내 문화공간이 사랑받는 이유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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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더위 속 실내로 향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예전엔 여름엔 무조건 계곡이나 바다를 찾았다면, 이제는 쾌적한 에어컨 바람 아래에서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이 일상이 됐다.  

 

3일 오전, 대전의 기온은 새벽부터 25도를 웃돌며 이미 숨이 턱 막히는 더위가 엄습했다. 대전은 물론 세종, 충남 전체에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가 내려지며 시민들은 아예 외출을 피하거나, 시원한 실내 명소를 찾아 움직였다. 이른 아침부터 실내 문화공간 인증샷이 SNS에 쏟아졌다. 대전시립미술관의 전시장을 둘러보고,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아이와 체험을 즐기며, 한밭수목원 열대식물원 안에서 싱그러운 나무 아래 시간을 보내는 풍경이 이어졌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대전시립미술관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대전시립미술관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대전의 낮 최고기온은 34도까지 치솟았다. 대전지방기상청은 “온열질환 발생 위험이 매우 높으니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수분을 자주 섭취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자연스럽게 가족 단위 방문객, 학생, 청년 등이 모두 미술관이나 박물관 같은 실내 시설을 ‘여름나기 명소’로 삼았다.  

 

트렌드 전문가 이민정 씨는 “실내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단순한 더위 피하기를 넘어서, 도시생활자의 문화적 리프레시가 되는 흐름”이라 설명했다. “여름마다 반복되는 이 폭염이, 오히려 지역 곳곳에 숨겨진 문화 공간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된다”고도 표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반응도 흥미롭다. “밖에서 땀 흘리느니 미술관에서 하루 종일 작품 구경하는 게 낫다”, “아이와 함께할 만한 실내 여행지는 여름에 꼭 메모해둬야 한다” 등 경험담이 쌓인다. 폭염이 길어질수록, 실내 문화공간은 놀이와 힐링을 위한 피서지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작고 사소한 계절의 불편함이지만, 이제는 그 안에서 도시의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내려는 시도가 일상이 됐다. 여름날의 실내 피서는 단지 더위를 피하는 일이 아니라, 삶의 리듬을 문화로 바꾸는 기호가 돼가고 있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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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립미술관#폭염#실내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