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보이스피싱 실시간 차단”…삼성, 온디바이스 보안 혁신 추진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AI) 기술이 스마트폰 보안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스마트폰에 ‘온디바이스 AI’ 방식의 보이스피싱 탐지 기능을 새롭게 적용, 스팸·사기·사이버 금융 범죄로부터 사용자를 실시간으로 보호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업계는 이번 기술 도입을 AI 보안 시장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1일 자사 최신 갤럭시 Z 폴드·플립7 등 신모델과 원 UI 8 이상이 적용될 스마트폰 전반에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 알림’ 기능을 공식 도입한다고 밝혔다. 해당 기능은 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제공한 3만여건의 범죄 사례 데이터를 활용해 딥러닝 학습을 진행, 전화 앱에 기본 탑재됐다. 갤럭시 사용자가 모르는 번호와 통화 시, 통화 내용을 실시간 분석해 2단계(노란색 ‘의심’, 빨간색 ‘경고’)로 보이스피싱 위험 신호를 시각·청각적으로 전달한다.

기술 구현 방식은 모두 스마트폰 기기 내부에서 AI 연산이 이뤄지는 ‘온디바이스 AI’ 구조다. 인터넷 연결 없이도 개인정보가 외부 서버로 빠져나가지 않으면서, 통신망의 지연 없이 즉각적 감지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AI는 전화 대화의 맥락·패턴을 분석해 기존보다 신속하게 보이스피싱을 분류한다. 경고 단계에서 소리와 진동이 최대 세 번까지 울려 금융 사기를 사전에 차단하도록 설계됐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KISA(한국인터넷진흥원)와 협업해 ‘악성 메시지 차단’과 ‘인텔리전스 차단’ 등 AI 스팸 대응 기능의 범위를 확장해 왔다. 스팸 메시지는 KISA 신고·분석 데이터를 토대로 문자 앱 내에서 실시간 차단되며, 보이스피싱 전화 탐지 기술과 병행 사용 시 효과가 더욱 커진다는 평가다. 이런 AI 기반 통합 보안 솔루션은 미국 애플 및 중국 샤오미 등 글로벌 제조사 대비 국내 시장에 특화된 맞춤형 사례로 평가 받는다.
보이스피싱 피해 대응과 관련, 규제기관·정부기관간 데이터 공유 확대가 기술 고도화의 한 축으로 부상한다. 개인정보보호, 사생활 침해 논란을 최소화하면서도 실효성 높은 AI 탐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기존 금융당국 규제와의 연계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주요 선진국 역시 사이버 범죄 AI 대응책을 법제화 중이나, 실제 서비스 적용 범위와 기술 수준에는 편차가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온디바이스 AI가 ‘실시간 개별 보안’의 트렌드를 제시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한다. “갤럭시 사용자의 자동 탐지 시스템 상용화는 국내 휴대폰 시장의 보안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속적으로 AI 보안 기술을 강화해 이용자의 금융 사기·개인정보 침해를 막는 안심 모바일 환경을 구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보이스피싱 피해 감소와 시장 확대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