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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복구 실마리 찾았다”…연세대, ATM 변이와 암 위험 상관관계 규명
IT/바이오

“DNA 복구 실마리 찾았다”…연세대, ATM 변이와 암 위험 상관관계 규명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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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복구에 핵심 역할을 하는 ATM 유전자 변이가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 정밀 유전체 분석과 인공지능 예측을 통해 규명됐다. 연세대 의과대학 연구팀은 대형 유전자인 ATM에서 가능한 2만7513개의 단일 염기 변이 중, 유전자 기능을 저하시키는 해로운 변이를 전수 평가했다. 연구진은 최신 유전자 편집 기술 프라임 에디팅과 자체 개발한 딥러닝 모델 ‘DeepATM’을 활용해 변이의 세포 생존 영향력을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업계는 이번 연구 결과를 ‘정밀의료 적용을 위한 유전체 해석 도약’으로 평가한다.

 

연구팀은 ATM 유전자 전체 코딩 영역(62개 엑손)을 대상으로 2만3092개 변이를 실험적으로, 4421개 변이를 AI 예측으로 각각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해로운 변이와 무해한 변이를 높은 정확도로 구분해냈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약 50만명 규모의 유전체·임상 빅데이터를 통해 결과를 검증한 결과, 해로운 ATM 변이를 가진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암 위험이 약 1.4배 높았다. 또한 국제 유전자 변이 데이터베이스인 ClinVar와의 일치률이 95%에 달했으며, 기존 암 유전체 데이터와 환자 예후 자료를 대입한 분석에서도 해로운 변이 보유 여부에 따라 생존율 격차가 나타났다.

ATM 유전자는 DNA 손상을 감지하고 복구하는 분자장치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암호화한다. ATM이 정상 기능을 하지 않으면 유방암, 대장암, 췌장암 등 주요 암종에서 발병 위험과 예후가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드문 유전질환, 예를 들어 운동실조-모세혈관 확장증의 원인도 ATM 돌연변이와 연관이 있다. 하지만 변이 종류가 많고 대형 유전자인 탓에 기존 통계 기반 판별법으로는 개별 변이의 위험성을 가리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 실험과 AI 해석을 결합해 ATM 변이 해석의 정확도를 높였다. 특히 최신 ‘프라임 에디팅’ 기법은 유전자 내 개별 염기를 직접 교정하며, 딥러닝 모델 DeepATM은 실험적 한계 구간을 보완해 센스 있게 변이의 병리적 영향을 예측했다.

 

최근 NGS(차세대염기서열분석) 기술 확대로 전 세계 바이오뱅크 데이터가 누적되고 있지만, 개별 유전자 변이의 임상적 해석에선 여전히 블랙박스가 많았다. 이번 ATM 분석은 국내외 유전병, 암 위험 예측,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활용도가 커질 전망이다. 미국, 유럽 등에서도 대형 유전체 코호트와 AI 기반 변이 해석 연구가 진행되는 가운데, 연세대 연구팀은 실험적 검증과 인공지능을 융합해 분석 신뢰도를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규제기관의 임상 판독 개선, 정밀의료 보험 등재, 희귀질환 진단 패널 등 실전적 적용 확대가 과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ATM 등 대형 유전자의 변이 해석은 암 예방률을 높이고 정밀의료의 실효성을 가르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연세대 김형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해석 난이도가 높은 ATM 유전자 변이를 대규모로 정밀 평가한 데 의미가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유전자에도 이 방식을 적용, 질병 조기예측과 맞춤치료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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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atm유전자#deepa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