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내시경이 판막치환도 바꾼다”…서울아산병원, 최소침습 재치환술 성공
3D내시경 기반 최소침습 심장수술 기술이 고령·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의 치료 패러다임을 전환시키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유재석 심장혈관흉부외과·박덕우 심장내과 교수팀이 타비시술 이후 판막 변성이 진행된 85세 남성 환자에게 3D완전내시경을 활용, 3cm 절개만으로 인공판막 제거와 삽입을 동시에 수행하는 재치환술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업계는 이번 수술을 ‘고령 환자 치료의 새 이정표'로 평가하며, 학계 역시 세계적 주목을 보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환자 스텐트 대동맥판막을 최소한의 절개(3~4cm)만으로 제거하고, 동시에 새로운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3D완전내시경 재치환수술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기존 개흉수술(흉골 절개 방식)에 비해 3D내시경은 수술 부위를 최소화해 회복 기간이 크게 단축되고, 흉터 및 통증을 줄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사례는 미국심장학회지 케이스 리포트(JACC:Case Reports)에 게재돼 임상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3D완전내시경 심장수술은 고해상도·입체적 3D카메라를 특수 안경과 연동시켜, 집도의가 실시간 거리·두께감을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집도의는 손 대신 미세기구를 조작해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며, 3D영상으로 정밀하게 인공판막 제거 및 삽입을 구현한다. 기존 최소침습 방식의 6~8cm 절개보다 적은 3~4cm만 절개함으로써 고령·고위험군에서도 수술 부담을 낮췄다.
특히 대동맥판막 재치환술은 기존 인공판막이 혈관 조직에 강하게 유착돼 제거가 매우 까다로운 고난도 시술로, 그간은 대부분 개흉수술로 이뤄져 왔다. 그러나 이번 3D완전내시경 적용으로 수술 시간도 2시간 이내로 단축됐고, 환자는 9일 만에 무사히 퇴원했다. 박덕우 교수는 “3D내시경 최소침습 수술이 해부학적 제한 등으로 재시술이 어려운 고령 ·고위험군 환자의 실질적 대안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시경 심장수술은 당초 승모판막 수술 등 일부에만 쓰였으나, 최근 대동맥판막치환술·심장종양·심방중격결손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다. 서울아산병원 유재석 교수는 “3D내시경이 고위험 환자 수술의 장벽을 넘어설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자의 생존율, 삶의 질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유사 케이스가 빠르게 보고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기준으로 미국·유럽 등 선진국 의료기관도 최소침습 심장수술 기술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시행된 본 3D완전내시경 판막 재치환술 성과는 국내 의료기기·AI융합 기술 발전과 맞물려 ‘정밀의료의 실현’으로 주목받는다.
심장수술 분야는 윤리적 안전성, 데이터 기반의 환자 맞춤 치료를 위한 의료기기 인증 등 정책·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향후 식약처, 관련 학계 협의에서 3D내시경 수술 표준화 지침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중증 고령 환자 치료 현장에 빠르게 안착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 혁신의 속도와 함께, 의료 현장의 적응 및 제도적 인프라 구축이 새로운 성장의 조건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