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혁신·수평문화 앞세운다”…배경훈, 과기정통부 변화 예고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7일 공식 취임하며 IT·바이오 분야 혁신과 수평적 조직 문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기업인 출신이자 역대 최연소 장관인 배 장관의 등장은 전통 행정조직과 첨단기술 산업 간 문화 경계를 허무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날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낭독하는 대신 프리젠테이션으로 본인의 정책 비전과 조직 운영 철학을 밝혔다. 이어 자리를 떠나지 않고 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자유로운 질의응답을 진행, 조직 내 직접 소통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가 관료조직 내 문화 혁신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배 장관은 LG AI연구원 창립 멤버이자 초대 원장 출신으로, 민간과 공공의 경계를 오가며 첨단산업에서 실질적 리더십을 쌓았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공직과 민간의 차별점, AI 연구와 업무 환경 문화의 혁신 방안 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과기정통부 역시 민간 못지않은 전문성과 헌신을 체감했다"며 "다만 AI와 첨단기술을 담당하는 부처답게 물리적·문화적 경계를 넘는 조직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활용에 관한 답변에서도 기존의 소극적 도입을 넘어 모든 업무와 정책에 AI를 적극 투입해야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인사청문회 준비 과정에서도 AI로 예상 질문과 답변을 반복 시뮬레이션했음을 공개하며, 실제 데이터와 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업무 예측모델 설계 등 실무 결합 방식을 소개했다. 실효성 측면에서는 우정사업본부 물류시스템 혁신 등 전 부처적 AI 도입이 생산성을 극대화할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배 장관은 글로벌 AI 트렌드가 생성형AI 단계에서 추론·의사결정 중심의 에이전틱AI 시대로 진화하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 보고에서부터 "에이전틱AI가 R&D, 정책 설계, 공공혁신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 밝혔으며, 정부 내 ‘연구소장급 AI’ 구현 방안도 언급했다. 이 변화에는 AI와 연구원이 동등한 파트너로 협력, 가설 설정-분석-문제해결에 이르는 혁신 연구조직 운영이 담겨 있다.
국가 과학기술 인재 양성 방안과 관련해 배 장관은 높은 연봉만으론 인재를 지키기 어렵고, 연구 집중과 자유가 보장돼야 지속적 혁신이 가능하다고 짚었다. 이어 수직·관료 중심의 폐쇄적 조직 문화도 변화가 요구된다고 역설했다. 임직원 질의에는 ‘목표 설정과 실행’ 중심의 개인 MBTI(ENTJ)를 통해 스스로를 설명하는가 하면, 개인적 경험과 취미까지 이야기해 현장과 소통하는 장관상을 강조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취임 이후 AI 주무 부처로서 모든 업무에 AI를 내재화하는 정책 추진이 예상된다. 과도한 사일로(조직 내 분절)나 타부처 간 이기주의 회피, 정책 목표 일원화 등이 핵심 축이 될 전망이다. 경쟁 국가에서는 이미 AI 기반 정부혁신(미국, 영국), 관료제 디지털화(일본) 시도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산업계는 변화 속도와 행정 신뢰도의 새로운 시험대로 보고 있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는 보안, 데이터 규제, 업무 투명성 등 새로운 도전과제가 부상하고 있다. AI 업무 활용 과정에서 데이터 보안 우려와 행정/정책 결정의 투명한 책임 문제가 지속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부처 내외부의 개방적 논의 구조와 AI 활용 윤리 기준 수립이 함께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배 장관 체제는 조직 문화와 테크놀로지, 정책 혁신이 동시다발적으로 촉진되는 사례가 될 것”이라 평가한다. 산업계는 이번 시도가 실제 정책, 연구, 현장 문화에 안착할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