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금값 2% 급등·김치프리미엄 확대”…미·중 관세전쟁 재점화에 국내 투자심리 과열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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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미·중 관세전쟁 재점화 우려 속에 단숨에 2% 급등하며 국내 시세가 국제 기준가를 크게 앞질렀다. 13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국내 금 1돈(3.75g) 시세는 763,613원으로, 지난 10일(748,988원)보다 14,625원(2.0%) 급등했다. 반면 국제 금시세는 온스당 2,548원(0.4%) 오르는 데 그치면서, 국제 기준가(695,433원)와 국내 금값의 격차는 6만8,000원까지 벌어졌다. 금 실물 중심 개인 매수가 늘면서 국내 ‘김치프리미엄’이 다시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키우는 가운데, 삼성금거래소는 “최근 금값 상승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관세 추가 압박과 수출 통제 경고에 따른 위험 회피 흐름이 촉발했다”고 설명했다. 실물 거래 중심 국내 투자자들은 가치 보존 성격이 강한 금에 자금이 몰리며 시세를 밀어올리고 있다. 실제 금값은 국제 시장에서 한때 온스당 4,000달러를 넘어선 뒤 조정 과정을 거쳐 반등하는 등 높은 투자 열기를 반영했다.

[분석] 금값, 미·중 관세전쟁 재점화에 급등…국내 김치프리미엄 확대 (금값시세)
[분석] 금값, 미·중 관세전쟁 재점화에 급등…국내 김치프리미엄 확대 (금값시세)

금리 정책 변화 신호 역시 금값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윌리엄스 뉴욕연은 총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은 총재가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달러화 약세 및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됐다. 투자정보업체 FXSTREET는 “기술적 관점에서 금값의 RSI가 과매수 구간을 벗어났지만, 사상 최고가 4,059달러 재돌파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시세가 국제가 대비 높은 수준을 보이는 데는 환율 요인도 크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28원으로 전날보다 7.9원 하락했지만,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원화 약세 압력과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업계는 “원화 약세와 지정학 리스크 동반 시 국내 금값이 추가로 과열될 수 있다”고 전했다.

 

국내 금값은 급등세를 이어가며, 최근 7일간(9월 26일 674,250원→10월 13일 763,613원) 13% 올랐다. 이는 한 달 평균 대비 19.5%나 높은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의 실물 자산 선호가 뚜렷해지면서 ‘김치프리미엄’이 재부각되는 동시에, 단기 과열 신호도 뚜렷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 뒤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면서 미·중 갈등 향방과 미국 연준의 정책 결정, 환율 움직임이 향후 금시세의 핵심 변수임을 강조했다. 삼성금거래소는 “4,000달러대 안착이 지연되면 기술적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변동성 위험을 특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향후 금시장은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환율·금리 변수에 따라 흐름이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시장 참가자 상당수는 미국 통화정책 결정, 지정학 리스크, 원화 환율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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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금값#미중관세전쟁#김치프리미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