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언더파 집념”…신광철, 군산 품은 극적 2승→챔피언스투어 새 이정표
프로라는 이름 아래 묵묵히 다져온 시간, 신광철의 8언더파 라운드는 흐르는 땀과 조용한 신념이 만들어낸 결실로 남았다. 쏟아지는 햇살 속에서 홀마다 흔들림 없이 이어진 스윙은 결국 군산의 바람과도 닮아 있었다. 환호와 숨죽임의 순간이 교차할 때마다, 신광철은 결코 고개를 떨구지 않았다.
19일 전라북도 군산 컨트리클럽 전주·익산 코스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 챔피언스투어 레전드 클래식 시리즈 3차전. 신광철은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8언더파 64타를 쳐내며 대회 합계 12언더파 132타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시니어 무대 특유의 묵직한 긴장감 속, 신광철은 칼날 같은 아이언 샷과 신중한 퍼트로 경쟁자들의 추격을 따돌렸다.

승부의 분수령은 그린에서 갈렸다. 까다로운 코스 레이아웃과 굽이치는 바람, 신광철의 담대한 공략은 리더보드 최상단을 굳게 지켰다. 이남용과 최귀형이 9언더파로 공동 2위에 올랐지만, 결정적 순간마다 신광철이 만들어낸 안정감이 경기 흐름을 바꿨다.
우승은 더욱 특별했다. 불과 20일 전 첫 우승 소식을 전한 신광철은 단기간에 다시 정상에 서며 시니어 무대의 신데렐라로 부상했다. 군 복무를 마친 후, 연습장 근무를 하며 수많은 프로의 동작을 어깨너머로 익혔던 그는 31살에 한국프로골프협회 문을 두드렸고, 50세 시니어 투어 입성도 2021년 수석합격으로 직접 쟁취했다.
경기 직후 신광철은 “하루 17시간 연습은 나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라며 “지금도 아침 3시간의 루틴을 거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도 “운이 깃드는 날도 분명 있지만, 최선을 다해 꾸준히 5위 이내에 들겠다”는 각오를 덧붙였다.
코스 위에서 느껴지는 절실함은 팬들에게도 깊게 전해졌다. 홈페이지와 SNS에는 신광철을 향한 “무명에서 영웅으로”라는 축하 메시지가 쏟아졌고, 갤러리 응원 소리 또한 오랜 기억처럼 현장에 남았다.
김제·정읍 코스에서 이어진 그랜드시니어 부문에서는 김정국이 11언더파 129타로 또 한 번 우승을 추가했다. 신광철은 남은 하반기 KPGA 챔피언스투어 대회에서도 흔들림 없는 게임으로 감동의 여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하루의 빛과 그림자를 어루만진 스윙, 혼자만의 계절 속에서 흔들려본 경험이 오늘의 영광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가장 묵묵한 자가 끝내 도달하는 지점, KPGA 챔피언스투어가 전하는 울림은 2025년 여름 군산, 또 한 번 진한 감동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