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m 만루홈런 작렬”…황재균, 7년 만의 그랜드슬램→kt wiz 역전 불씨 지폈다
서울 잠실구장의 적막을 깨는 건 단 한 번의 방망이 소리였다. kt wiz와 두산 베어스가 치열하게 맞선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원정경기, 5회초 2사 만루. 황재균이 타석에 들어섰고, 주자와 관중의 숨결마저 얼어붙은 순간이었다. 두산 최원준이 던진 시속 135㎞ 슬라이더는 황재균의 방망이에 정확히 맞아 떨어졌고, 공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110m의 그림 같은 만루홈런이 됐다.
kt wiz는 이 한 방으로 3-5의 열세를 딛고 7-4로 역전을 만들었다. 황재균의 이번 만루홈런은 개인 통산 9번째로, 2018년 6월 19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7년 2개월 만에 나온 그랜드슬램이라는 기록적 의미까지 더해졌다. 황재균은 이날 7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해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 진가를 발휘했다.

경기를 지켜본 kt wiz 벤치는 주먹을 불끈 쥐었고, 관중석에서는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반면 두산은 곧바로 추격에 나서며 6회 현재 7-7, 역전과 팽팽한 균형이 교차되는 주말 밤 특유의 긴장감이 경기장을 채웠다. 경기의 흐름은 쉽사리 한쪽으로 쏠리지 않았지만, 황재균의 이 한 방은 흐름을 좌우하는 전환점으로 기억됐다.
황재균은 올 시즌 kt wiz 내에서도 중심을 잡아주는 베테랑 역할로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시원한 장타가 터질 때마다 팀 분위기는 물론, 순위 레이스에도 긍정적 효과를 불어넣고 있다. 앞으로 펼쳐질 두산 베어스와의 추가 맞대결에서도 황재균의 활약에 시선이 집중된다.
야구는 종종 한 선수의 순간에 모든 정서가 응집되기도 한다. 역사를 쓰는 한 방이 가지는 힘을 보여준 하루였다. 두산 베어스와 kt wiz의 다음 맞대결은 잠실구장에서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