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루타 아시아 타이기록”…이정후, 4타수 3안타 맹타→MLB 3위 새 역사
가을 햇살이 깃든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 이정후의 단단한 방망이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2회초, 전광판에 타구의 속도가 새겨지는 순간, 관중의 숨죽인 기대를 온몸으로 받아낸 선수는 홈에서 3루까지 거침없이 내달렸다. 4타수 3안타 1득점, 시즌 12번째 3루타와 함께 이정후는 아시아 선수로는 드물게 메이저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다시 썼다.
27일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경기에서 이정후는 7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2회 1사 주자 없는 상황, 상대 선발 헤르만 마르케스의 빠른 싱커를 우중간 펜스에 꽂아 넣으며 3루까지 내달렸고, 이 한 방으로 단일시즌 아시아 최다 3루타 기록(12개)을 세웠던 스즈키 이치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 기록은 2025 메이저리그 전체 3위, 내셔널리그 2위에 해당하는 값진 기록으로 남았다.

이정후는 이어 엘리오트 라모스의 3점 홈런 때 홈을 밟아 73득점을 쌓았다. 6회에는 선두타자로 우전 안타를 추가했고, 7회에도 중전 안타로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지난 9일 이후 18일 만에 기록한 한 경기 3안타이자,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에 성공하며 시즌 타율도 0.260에서 0.264로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8회초 수비에서는 1사 1루 상황에서 아웃카운트 착각으로 포구 후 관중석에 송구하는 실수를 범해, 공식기록에 송구 실책이 추가됐다. 실책에도 불구하고 투수 조엘 페게로가 위기를 넘기며 이정후의 실점은 피할 수 있었다.
경기 후 관중들도 이정후의 역사적 3루타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야구장 안팎에는 특별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팀은 이날 6대3으로 콜로라도를 제압하며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제 이정후는 다음 경기에서 아시아 타자 최초 3루타 단독 신기록에 도전한다.
성실과 집중, 매 경기 기록을 써내는 마음. 9월의 야구장엔 이정후의 헌신과 서사가 파도처럼 이어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콜로라도 로키스의 3연전 마지막 경기는 오는 28일 오전 5시, 오라클 파크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