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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유성 마지막 길, 눈물로 찬송”…코미디언 후배들 숙연→다시 울린 무대의 온기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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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미소로 수많은 관객을 웃음 짓게 했던 전유성이 결국 영영 밝은 무대와 이별했다. 28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을 가득 채운 동료와 후배 코미디언들은 깊은 슬픔과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며 마지막 오랜 작별의 순간에 서로를 위로했다. 이수근이 사회를 맡고, 표인봉의 기도로 시작된 영결식에는 김학래, 김민경, 김신영, 김원효, 이홍렬, 이경규, 임하룡, 최양락, 김지선, 조세호 등 개그계를 이끌어온 수많은 후배들이 눈물 속에 모였다.

 

특히, 김신영은 직접 읽은 추도사에서 “나의 어른 전유성 교수님,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 며칠 전 병원에 계실 때 교수님은 저를 제자에서 친구라 불러주셨다”며 “그 따듯한 마음을 평생 간직하겠다”고 깊은 존경심과 아쉬움을 전했다. 김학래가 고인이 평생 즐겨 듣던 유쾌한 ‘숭구리당당’을 밝게 읊으며 이별의 무거움을 잠시나마 거두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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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인을 마친 운구 행렬은 자연스럽게 KBS ‘개그콘서트’ 녹화장으로 향했다. 이곳은 전유성이 코미디 유산을 남긴 바로 그 무대였다. 100여 명의 방송 코미디언이 자리해, 전유성의 명성과 애정이 고스란히 남은 마지막 무대를 엄숙히 지켰다. 한 방송코미디언협회 관계자는 “고인이 사랑한 무대 위에서 작별을 고하는 의미가 특별하다”고 말했다.

 

한평생을 ‘개그맨’이라는 말과 공개 코미디 무대를 만든 창의력으로 후배들을 키우고, 웃음의 가치를 지켜온 전유성. 철가방 극장,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등 다채로운 프로젝트까지 걸으며 우리 곁에 남긴 유산이 새삼 소중하게 다가온다. 전유성은 지난 25일 76세의 나이로 우리 곁을 떠났으며, 영면지는 전북 남원 인월면에 마련됐다. 

 

전유성의 마지막 길이 후배와 동료들의 사랑하는 마음에 둘러싸여 펼쳐진 이별의 현장은, 한 시대가 끝났음을 알리며 남은 이들의 마음에 영원한 예술의 온기를 남겼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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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유성#개그콘서트#이수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