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언더파 집중력 폭발”…박성현, 포틀랜드서 부활→6년 만의 톱10 이뤘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그린 위, 박성현은 마침내 팬들의 응원을 다시 받아냈다. 이글 한 방과 7개의 버디를 쌓아가며, 박성현의 눈빛엔 예전의 강렬한 집중력이 되살아났다. 한때 2위까지 치고 올라간 그의 질주에 현장은 오랜만에 박성현의 이름으로 들썩였다.
미국 포틀랜드 컬럼비아 에지워터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스탠더드 포틀랜드 클래식 마지막 날, 박성현은 7언더파 65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로써 박성현은 2019년 8월 AIG 여자오픈 이후 6년 만에 LPGA 투어 톱10에 복귀했다. 이번 대회에서 박성현은 이글 1개, 버디 7개, 보기 2개의 기록을 남겼다.

시작부터 흔들림 없이 이어진 집중력에 힘입어 박성현은 4라운드 한때 선두권까지 오르며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경기 후 박성현은 “초반에 경기가 뜻대로 잘 풀렸다”며, “짧은 퍼트를 놓친 점은 아쉽지만 매 홀마다 최선을 다한 것이 큰 의미가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경기를 치르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코스와 그린 상태도 좋아 기분 좋은 경기 감각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2015~2016년 KLPGA 투어 10승을 거두고 미국 무대에 진출한 박성현은 2017년부터 LPGA 투어에서 7승을 보탰으며, 2017년 US여자오픈과 2018년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등 두 차례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랭킹 1위, 올해의 선수상, 신인상, 상금왕 트리플 크라운까지 모두 일궈낸 스타였지만, 이후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한동안 정상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021년에는 19개 대회 중 10번이나 컷 탈락하는 난조를 보였고, 지난해는 손목 부상으로 투어에 나서지 못했다. 올해 11개 대회에서 단 2번만 컷을 통과하며 팬들의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이달초 KLPGA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공동 11위에 오르며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고, 이번 포틀랜드 클래식이 그 믿음을 현실로 증명했다.
현재 박성현은 올해 LPGA 투어 출전 자격이 마지막으로 남아 있다. 남은 경기에서 포인트 순위 80위 안에 들어야 투어 참가가 이어진다. 포틀랜드 클래식 이전까진 147위에 머물렀던 순위 역시 이제 박성현에게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뜨거운 박수와 응원으로 박성현의 귀환을 반겼다.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이들에게 박성현의 부활은 단순한 기록 이상의 감동으로 다가왔다. 박성현의 다음 도전이 LPGA 투어 남은 시즌에서 어떤 반전을 써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