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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리고 습한 날, 미술관에서 바다까지”…포항의 실내 문화공간이 주는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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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리고 습한 날, 미술관에서 바다까지”…포항의 실내 문화공간이 주는 여유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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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포항을 찾는 이들 사이에서 실내 전시관을 중심으로 한 나들이 동선이 인기다. 예전엔 햇살 가득한 해수욕장과 야외 명소만을 주로 떠올렸지만, 장마와 높아진 습도가 일상이 된 지금은 비와 더위를 피해 누구나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과 자연 명소가 여행의 중심에 섰다.

 

실제로 7월 중순, 포항의 낮 기온은 24도대를 기록하면서도 습도는 90%를 넘나든다. 오후에는 소나기 예보까지 더해져, 실내외를 오가며 짧은 시간 동안 변주가 가능한 여행 코스가 주목받는 분위기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포항운하관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포항운하관

대표적으로 포항시립미술관은 여유롭게 작품을 감상하기 좋은 대표 실내 장소로 꼽힌다. 지역 작가의 신선한 작업부터 현대미술의 흐름까지, 넓게 트인 전시실 덕분에 장시간 머물러도 지치지 않는다. 한 방문자는 “습한 날씨에는 무심코 미술관으로 들어서게 된다. 생각보다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역사와 바다를 모두 느끼고 싶다면 국립등대박물관이 있다. 이곳은 우리나라 등대의 변화사와 해양 안전의 중요성을 아이·어른 모두에게 쉽고 재밌게 전한다. 고전 등대 모형, 등명기 체험, 영상 자료 등 비 오는 날이면 이색적인 풍경이 더해진다. 창문 너머 탁 트인 해안 풍경마저 실내에서 편안하게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포항문화예술회관 역시 지역민과 여행자 모두의 쉼터가 된다. 클래식 공연, 기획 전시 등 다양한 문화 경험이 한 자리에 모여 있어, 장맛비를 피해 하루를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잠시라도 바다 바람을 맞고 싶을 땐 영일대해수욕장이 짧은 산책 코스로 추천된다. 흐린 날씨 덕분에 햇빛 걱정이 덜하고, 우산만 챙기면 사색의 시간을 누릴 수 있다. 한 시민은 “비 오는 해변 산책이 오히려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표현했다.

 

포항운하관에서는 도시의 산업 변천사를 실내에서 돌아본 뒤, 기상 상황에 따라 운하길 산책이나 유람선을 곁들일 수 있다. 실내외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코스로, 일상의 리듬에 맞춰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

 

커뮤니티 반응도 흥미롭다. “여름 장마철엔 실내 공간 투어가 정답”, “습도 높은 날은 문화와 자연을 모두 누릴 수 있어 오히려 좋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비와 습기가 무거운 하루지만, 그만큼 실내외 명소를 고루 조합한 나만의 여행 동선을 찾아보는 이들이 많아졌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나의 속도를, 나의 계절을 조금씩 바꿔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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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포항시립미술관#국립등대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