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현준 도규만, 얼어붙은 식탁에 칼을 꽂다”…은수 좋은 날, 깊어진 서사→폭발 직전 긴장감
평온해 보였던 식당 안, 익숙한 듯 주문을 받던 사내의 눈빛에는 차가운 서슬이 번졌다. ‘은수 좋은 날’에서 원현준이 연기한 도규만이란 인물은 이러한 일상과 비일상이 교차하는 경계 위에 서 있다. 마약 조직의 실질 보스이자, 평범한 베트남 식당 사장인 도규만은 한 장면마다 냉기와 여유를 오가며 극의 중심을 놓치지 않는다. 그의 중저음 목소리와 절제된 표정, 그리고 순간의 변화마다 보여주는 존재감은 시청자들의 몰입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특히 ‘약 가방’을 두고 파국으로 치닫는 장면에서 원현준은 위기에 몰린 조직원에게 한 치도 흔들림 없는 시선으로 압박을 가했다. 베트남 갱 이야기를 소환해 심리를 조이더니, 날 선 식칼로 동현의 새끼손가락을 내리치는 움직임까지, 그의 손길엔 잔혹함과 냉철한 리더십이 동시에 서렸다. 그 직후 동현에게 무덤덤히 지지대를 건네며 “반드시 마약을 찾아오라”는 명령을 남기고, 다시 평온히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은 시청자의 숨마저 멎게 만들었다. 고요한 주방, 도마에 꽂혀 있는 식칼 하나가 남긴 긴장은 도규만 존재의 서늘함을 극대화했다.

이처럼 원현준은 자신의 캐릭터가 가진 양면성을 세밀하게 쌓아 올렸다. 일상에 스며있는 자연스러운 시선과, 조직의 리더로서 보여주는 단호함이 섬세한 조화를 이루며 극에 무게감을 부여했다. 순간순간 다른 톤의 말투와 표정, 긴장과 이완을 넘나드는 호흡의 변화들은 도규만의 예측할 수 없는 깊이를 더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도규만이 던지는 여운은 ‘은수 좋은 날’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로 번졌다. 그가 만들어내는 차가운 신호와 경계 너머에 자리한 긴박감은 시청자에겐 다음 장면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미지로 남았다. 원현준의 도규만이 앞으로 어떤 변주와 변화를 맞을지, 이야기는 점점 더 심연을 향해 나아가는 분위기를 예고한다.
한편 원현준이 출연하는 ‘은수 좋은 날’은 토요일과 일요일 밤 9시 20분에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