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줄기세포 유래 인간 배아 연구 승인”…일본, 초기 발달 탐구 전면에 서다
IT/바이오

“줄기세포 유래 인간 배아 연구 승인”…일본, 초기 발달 탐구 전면에 서다

최유진 기자
입력

줄기세포 기반 인간 배아 생성 연구가 일본에서 공식 허가를 받으면서 바이오 산업의 윤리·기술 패러다임이 요동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4년 5월, 실험실 내에서 정자·난자 없이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로 인간 배아를 만들 수 있게 하는 연구를 승인했다. 배아 생성은 기존의 체외수정(IVF)과 달리, 체세포로부터 iPSC를 유도해 연구용 배아로 분화시킨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힘든 수준의 진전이다. 이번 조치는 불임, 유전질환 등 난치 영역의 새로운 치료법 탐구와 동시에, 인간 발달 초기 단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핵심적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 정부가 승인한 것은 인간 배아의 생성 주체를 정자·난자에서 iPSC로 대체하는 기술이다. iPSC란 성체 체세포를 특수 유전자 조작으로 초기 배아 단계와 유사한 만능성을 회복시킨 줄기세포로, 이론적으로 각종 조직과 장기로 분화 가능하다. 일본 연구진은 이 기술을 이용해 인간 배아와 유사한 구조체(블라스토이드)를 체외에서 배양하는 방식을 모색한다. 공인된 배양 기간은 최대 14일로 제한됐으며, 인간이나 동물 자궁 내 착상은 엄격히 금지된다. 이번 연구환경 조치는 체외에서 안전하게 초기 발달 메커니즘을 규명할 수 있게 해, 기존 수정란 단일 경로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시도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시장성과 활용 분야에서도 기대가 높다. 본 승인을 통해 연구자들은 불임 치료, 맞춤형 생식의학, 유전병 조기 진단 와 같이 고부가가치 의료혁신의 실험적 토대를 확보했다. IVG(체외 배우자 형성, in vitro gametogenesis) 기술이 상용화에 근접할 경우, 성별·생식능력에 구애받지 않는 맞춤형 배아 생성 연구가 현실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잠재적 수요층이 빠르게 형성될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글로벌 윤리·사회 논쟁도 거세질 조짐이다. 미국, 유럽 등 주요 과학계는 체외에서 생식세포 및 배아를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되면 유전적 선택, 생명 정의 문제, 사회 기득권 독점 가능성 등 복합적 위험을 지적한다. 일본은 세계 최초로 공식 연구 승인을 내주며 기술 경쟁에서 한발 앞서게 됐지만, 기존의 미국 국립과학원 등은 여전히 엄격한 제한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정부 역시 향후 사회적 합의를 통한 지침 추가 개정의 여지를 남겨 두며, 과학-윤리의 균형적 논의에 무게를 실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줄기세포 유래 인간 배아 연구가 인간 발생학·생식의학에 미칠 파장이 크다”면서도 “윤리와 규제 문제를 투명하게 논의하지 않으면 기술 확산이 오히려 산업 생태계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최유진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일본#유도만능줄기세포#체외배우자형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