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시청률 전쟁 점화”…MBC, PD들의 분노→뜨거운 내부 갈등 폭발
여름 바람이 아직 식지 않은 퇴근길, MBC 회의실에는 팽팽한 긴장과 미묘한 불협음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출입문 너머로 스치는 시선과 감춰진 심경, 굳은 표정의 드라마 PD들이 만들어내는 묵직한 공기가 복도를 채웠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카지노’라는 오래된 이슈가 다시 꺼내지며 모두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MBC는 디즈니플러스에서 흥행을 일으킨 ‘카지노’의 안방 전파를 공식화하며, 새로운 금토드라마 라인업으로 편성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7월부터 ‘카지노’ 시즌1이, 8월부터는 시즌2가 매주 금·토·일 오후 10시에 시청자를 찾는다. 채무와 욕망, 필리핀 카지노 신화를 두른 최무식의 강렬한 이야기는 오랜만에 공중파의 단단한 프레임을 흔들 준비를 마쳤다. 한편, 일부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장면은 심의를 거쳐 조정된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승리의 미소는 오래 가지 못했다. MBC 드라마본부 소속 PD와 제작진 53명이 공동으로 반발 성명을 발표하며, 내부의 파열음이 외부로 터져 나왔다. PD들은 “이미 ‘카지노’ 편성에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혔으나 경영진이 이를 강행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래 올해 방송될 예정이던 드라마 ‘판사 이한영’이 내년으로 미뤄진 배경에도, 예산절감과 외주작, 재방송 중심 편성이라는 경영 전략이 핵심적으로 작용했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열정과 자긍심이 무시당한 현실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오랜 열정과 코드, 내부 피드백 위에 비로소 조직 전체의 목소리가 모이고 있다. 신규 흥행작 재탕이 아닌 창의적 시도에 대한 목마름, 그리고 기존 제작진의 자존심과 예산 딜레마가 맞물린 이번 논란은 단순한 한 시즌의 프로그램 선택을 넘어, MBC 드라마의 미래와 본질에 대한 질문으로 번지고 있다.
흥행성과 신뢰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시청자, 흔들리는 조직에 맞선 PD들의 자존감, 그리고 익숙함에 대한 새로운 해석. 이 모든 기류 속에서 오는 7월 저녁 불을 밝힐 ‘카지노’의 첫 방송, 그 뜨거운 시작은 또 하나의 여름을 넘어서는 긴 여운을 남길 전망이다. ‘카지노’는 시즌1이 7월, 시즌2가 8월부터 매주 금·토·일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돼 더 폭넓은 시청자들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