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수사팀 전격 투입”…순직해병특검, ‘VIP 격노설’·구명로비 등 전방위 수사 착수
순직해병특검과 대통령실, 정치권이 맞붙었다.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을 비롯해 ‘VIP 격노설’과 구명로비 의혹까지, 사건 전방위로 수사가 확산되고 있다. 특검은 2일 4개 수사팀을 전격 출범시키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소환 조사에 돌입했다.
이날 정민영 특검보는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특검 수사대상 사건은 하나로 묶여 있지만 인력 분업이 필요해 네 팀으로 나눴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사 1팀은 2023년 7월 채상병 사망 및 동료 상해 사건 등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수사에 주력한다. 2팀은 김건희 여사의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 호주대사 임명 과정에서 대통령실 직권남용 등 불법행위 여부를 조사한다.

수사 3팀은 ‘VIP 격노설’ 등 대통령실의 사건 은폐·무마·회유·조작 정황 등 직무유기, 직권남용 의혹을 살펴본다. 4팀은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인 박정훈 대령 항명 혐의 항소사건의 공소 유지를 담당한다.
수사 총괄은 대구지검 김성원 부장검사와 수원지검 천대원 부장검사가 맡았다. 특히, 박정훈 대령의 직속부하였던 박세진 중령, 박상현 공수처 부부장검사 등도 수사 외압 의혹 규명에 주력한다. 한편, 강일구 서울경찰청 안보수사2과장(총경)은 구명로비 의혹 수사팀에 합류했다. 박정훈 대령 항소심 공소 유지는 군법무관 신강재 중령이 이끈다. 특검은 박 대령 항명 혐의 항소심에 대한 항소 취하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수사개시일인 이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첫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임 전 사단장은 부대장으로서 무리한 수색 지시로 인한 채상병 사망 책임과 김건희 여사를 통한 불법 구명로비 의혹 등 사건의 핵심 당사자로 꼽힌다.
정 특검보는 “2023년에 채 해병이 사망하게 된 과정부터 수사외압 정황에 이르기까지 임 전 사단장은 모든 사건의 핵심 당사자”라며 “본인 진술을 확인하기 위한 첫 번째 소환이다. 오늘 하루 내에 조사를 모두 마치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임 전 사단장 조사는 대구지검에서 본건 주임검사였던 임상규 검사가 담당한다. 업무상 과실치사는 물론 구명로비 의혹 등 전반을 아우르는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특검 수사 본격화에 따른 파장과 향후 여야 대립 심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박정훈 대령 사건 항소심 향배, 대통령실 및 국방부 수사 확대 여부가 정국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향후 특검은 사건 별 책임소재 규명과 함께 주요 인물 소환을 이어갈 계획이며, 법조계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