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학군단, 희생의 기록 되살리다”→유가족 품은 추모의 시간, 군인정신에 울린 뭉클한 여운
짙은 초여름 햇살이 내리던 5일, 충남대학교 캠퍼스에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순국장병의 숭고한 정신이 묵직하게 스며들었다. 충남대학교는 이날 김정겸 총장, 유가족, ROTC 총동문회, 학군 후보생 등이 자리를 함께한 가운데, 학군단 출신 장교 3명의 희생을 되새기는 특별한 추모행사로 작다한 슬픔과 감사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올해로 45주기를 맞은 고 권영주 중위, 그리고 박승환 소령과 김광석 소령의 이름은 오랜 세월 동안 충남대 학군단을 지지해온 희생의 상징이 됐다. 권영주 중위는 대학 학군 17기로 임관, 1980년 3군단 2전차대대 전차 소대장으로 복무하던 밤, 예기치 않게 발생한 전차 추락 사고 현장에 남아 불길 속에서 자신보다 부하 장병 넷을 구하고, 끝내 목숨을 바쳤다. 정부는 권 중위의 투철한 군인정신, 그리고 살신성인에 경의를 표해 1계급 특진과 보국훈장 삼일장을 수여했다. 여러 세대를 거치는 동안 충남대는 1990년 학군단에 그의 동상을 세우고, 매년 예를 갖춘 추모행사로 그 숭고함을 기억하고 있다.

이어 학군 22기 박승환 소령은 7사단 8연대 보병 중대장으로 근무하던 1990년, 불발탄 처리 과정에서 부하들을 먼저 대피시킨 뒤 희생을 택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장병의 생명’이 최우선이었던 용기는 동료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되고 있다. 김광석 소령 역시 1998년, 혹독한 한겨울 천리행군 도중 고립된 부하를 포기하지 않고 곁을 지키다 이역만리 극한의 기상 속에서 함께 순직해, 동료애와 책임의 전통을 남겼다.
이날 행사에서 김정겸 총장은 ‘이들의 숭고한 정신이 현재와 미래의 후보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줘, 진정한 국가관과 책임의식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충남대 학군단의 이 같은 추모행사는 대학 구성원은 물론 지역사회에도 애국심과 군인정신의 본질이란 묵직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사회 각계에서 호국보훈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흐름 속에, 충남대는 해마다 이어지는 이 행사를 통해 ‘희생과 헌신’이란 가치의 깊이를 다시 새기고 있다.
대학 측은 앞으로도 순국 장병들의 삶을 기리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며, 학군단 내 동상과 기념 공간에서 이들의 이름을 지켜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