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AI로 섬마을 생명 지킨다”…선한병원, 의료사각지대 해소 신호탄
IT/바이오

“AI로 섬마을 생명 지킨다”…선한병원, 의료사각지대 해소 신호탄

강예은 기자
입력

AI 기반 의료기술이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의 새로운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남 신안군 매화도 보건진료소에 도입된 ‘메디바’는 올해 4월, 80대 섬주민의 중증 심장질환을 조기에 포착해 신속한 치료로 이어지게 했다. 선한병원이 개발·운영 중인 이 AI 플랫폼은 의료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 주민의 혈압, 심전도 등 6가지 핵심 건강 지표를 실시간 기록하고, 이상 징후를 자동 분석해 의료진에게 전송하는 기능을 갖췄다.  

이번 사례처럼 기존 진료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한 배경에는 AI의 데이터 분석·판독 속도가 있다. 실제로 ‘메디바’는 부정맥 등 미세한 심장 이상 신호를 놓치지 않고 포착, 1차 진단 자료를 즉시 병원 전문의에게 연결했다. 환자는 곧바로 정밀 검사와 시술을 받을 수 있었고, 사전에 위험 요인을 발견함으로써 치명적 상태로의 진행을 막았다. 기존 보건진료소 중심 섬 의료 체계로는 어렵던 골든타임 내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진 셈이다.  

신안군은 전국에서 섬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물리적 이동 한계 탓에 환자 발생시 헬기나 배로 육지를 나가야 하는 환경이다.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는 중증 악화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신안군과 선한병원, 보건산업진흥원은 ‘의료 취약지역 비대면 의료서비스 실증사업’을 통해 인공지능 의료기기 확산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원격 모니터링 및 AI 진단 솔루션 경쟁이 본격화됐다. 미국, 유럽의 병원·보험 시스템은 이미 AI를 활용한 조기 진단·예방 모델을 확산시키며 의료격차 완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국내에서도 뷰노 등 주요 의료AI 기업의 1차 판독 기술이 실전 배치되고 있다.  

관련 법제도 역시 변화 조짐을 보인다. 식약처는 최근 의료기기 소프트웨어(SaMD) 심사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디지털 헬스케어 실증사업을 뒷받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격의료, AI 진단 등 디지털 헬스케어가 지역·계층별 건강권 격차 완화의 핵심”이라면서도 “데이터 보안, 의료진 책임 한계, 윤리적 검증 등은 지속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산업계는 앞으로 디지털 의료기술이 취약지역 주민의 실질적 생명을 지키는 ‘사회안전망’이자, 공공의료 혁신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과 윤리, 산업과 제도가 균형을 이루며 현장 혁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강예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메디바#선한병원#신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