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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1.84 코스피 마감”…외국인·기관 힘입어 3,000선 회복, 성장주 강세 주목
경제

“3,021.84 코스피 마감”…외국인·기관 힘입어 3,000선 회복, 성장주 강세 주목

이예림 기자
입력

묵직한 3,000의 벽이 3년 6개월 만에 다시 열렸다. 6월 20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44.10포인트(1.48%) 오른 3,021.84로 장을 마감했다. 2021년 12월 28일 이후 처음이자, 장중으로는 2022년 1월 3일 이래 오랜만에 3,000선 진입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은 2,471조8,144억 원으로 사상 최대에 도달했다. 아시아 금융시장의 흐름 속에서 우리 증시의 존재감이 단연 도드라진 하루였다. 

 

찬란한 반전, 그 저변에는 환율의 급락이 자리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4.6원 내리며 1,365.6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시장에 새로운 투자 동력을 제공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564억 원, 기관은 372억 원 규모로 순매수에 나섰고, 이는 상승세의 견인차가 됐다. 개인 투자자는 반대로 5,962억 원을 순매도하면서, 매수 주도권이 기관과 외국인에 집중되는 흐름이 확인됐다. 

코스피 3,021.84 마감…외인·기관 매수에 3년 6개월 만에 3,000선 돌파
코스피 3,021.84 마감…외인·기관 매수에 3년 6개월 만에 3,000선 돌파

시작은 불안했다.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과 MSCI 시장 접근성 평가 결과에 실망감이 드리워 초기 매도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곧바로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내수 부양 기대감이 투자심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매수세가 유입돼 오전 10시 45분 무렵, 운명적인 3,000선 돌파의 순간이 펼쳐졌다.

 

주도주는 반도체와 성장 중심 대형주였다. SK하이닉스(000660)가 4.47% 오르며 25만 원 선을 넘었고, 삼성전자(005930) 역시 0.51%의 상승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SDI(006400), LG화학(051910) 등 이차전지 관련주들도 테슬라의 로보택시 기대감에 4%대의 강세를 기록했다. 인터넷 업종 역시 돋보였다. NAVER(035420) 6.94%, 카카오(035720) 10.26% 상승하며, 투자의 시선이 성장주로 쏠리는 흐름을 보여줬다. 반면,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등 원전과 조선주들은 소폭 하락했다. 

 

업종별로도 온도차가 존재했다. IT서비스와 화학, 전기전자 업종은 강한 탄력을 받았지만, 건설과 의료정밀은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코스닥 역시 이에 호응했다. 지수는 전일 대비 9.02포인트(1.15%) 올라 791.53에 마감됐고,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등 이차전지 관련주가 높은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피와 코스닥 거래대금은 각각 17조9,140억 원, 7조8,090억 원으로 전일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적 흐름을 짚었다. 그는 “정부의 대규모 추경안 통과와 더불어 내수 활성화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됐다”고 설명하면서, 반도체·인터넷·이차전지 분야의 상승세가 전체 시장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오늘 대한민국 증시는 대형 성장주 중심의 매수세가 무게를 실으며, 경제 정책과 환율 하락이 투자심리 개선의 물결을 만들었다. 한편으로, 중동발 불확실성과 글로벌 증시 변동 위험에 대한 경계의 끈도 내려놓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달러 약세 흐름 속 내수 정책의 실제 효과, 성장주 주도의 상승세가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시장은 변화의 바람 속에 서 있다. 3,000선 회복이라는 상징적 이정표에서는 새로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투자자와 기업, 그리고 가계는 향후 정책 움직임, 글로벌 시장 변화와 함께 다음 주 나올 경제지표와 추경 집행의 속도를 예의주시해야 하는 시점이다. 여름 초입의 증시는 이렇듯, 뜨겁고도 깊은 시선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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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외국인#추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