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은 필요하지만 방식 개선해야”…우상호, 대통령실·여당 역할 조율에 속내 드러내

정무라인을 둘러싼 온도차가 정치권 갈등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실과 여당 간 혼선, 그리고 개혁을 둘러싼 국민 피로감에 대해 솔직한 고민을 드러냈다. 여야가 검찰개혁, 대선개입 의혹 국정감사 등 첨예한 이슈를 놓고 충돌하는 가운데 우상호 수석의 발언이 정국에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우상호 수석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 등 여당 사이에 “속도나 온도에 차이가 난다”며 “이로 인한 고민을 할 때 제일 난감하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대통령의 생각을 당에 전달하면 당이 곤혹스러워할 때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이 대통령이 정무수석에게 가장 많이 묻는 것이 “당이 왜 저런 결정을 내렸나”라는 점을 강조하며, 대통령이 당 결정 과정에 직접 간섭하지 않는 만큼 그 배경에 대한 꾸준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 수석은 최근 개혁입법, 검찰개혁 등 주요 현안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여당과 대통령실이 협력해 개혁 방식 자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데 힘을 실었다. 그는 “개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중도진영이나 합리적 보수 진영에서는 ‘싸우듯 하는 개혁’에 피곤함을 느낀다”는 여론에 주목했다. 우 수석은 “국민의 사랑과 전폭적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접근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 민심도 “여권이 잘하고 있다 생각하면서도 세상이 시끄럽다는 총평을 내리고 있다”는 해석을 곁들였다.

앞서 논란이 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선 “이 대통령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이뤄진 만큼, 앞으로 국민 입장에서 시스템 개혁이 물 흐르듯 진행되길 바란다”는 의중을 소개했다.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해 개혁 ‘속도’와 ‘방식’ 차이를 둘러싼 당정 간 불협화음까지 수면위로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조희대 대법원장과 지귀연 부장판사 증인 채택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것에 대해 우 수석은 “사법부의 진상은 밝혀야 하지만, 방법은 지혜로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희대 대법관을 향해선 “대선 직전 유력한 야당 후보의 선거 출마를 막으려 했으며 자료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사법적 단죄를 시도했다. 배후 의혹도 있다”고 선을 그었다. 지귀연 부장판사에 대해선 “내란 수뢰 해방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지만, 동시에 “복수와 보복처럼 보이면 안 된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대통령실 김현지 부속실장 국정감사 출석과 관련해선 “비서실이 감싸야 할 이유가 없다. 국회가 의결하면 100% 출석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날 국회와 정치권은 대선개입 의혹, 사법부 책임론, 개혁 입법 방식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주요 현안은 여야 간 정면 충돌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 향후 당정 관계와 개혁 드라이브의 방향성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