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9천억 순매수에 코스피 2,831 돌파…삼성그룹주·원전주 랠리→증시 활기 재점화"
6월의 청명한 시장 위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물결이 코스피 증시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었다. 5일 코스피는 장중 1.5% 가까이 급등, 2,830선을 한때 넘어선 끝에 2,812.05에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7월 18일 이래 처음으로 2,810선을 회복한 기록으로, 장중 고점은 2,831.11에 달하기도 했다.
증시를 뜨겁게 달군 것은 단연 외국인의 연속 순매수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9,166억 원어치를 쓸어 담아 전일에 이어 이틀 연속 1조 원에 가까운 매수세를 이어갔다. 기관투자자 역시 2,808억 원을 순매수하며 증시 상승의 동반자로 나섰지만, 같은 날 개인투자자는 1조 1,867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표]투자자별 매매동향](https://cdn.presscon.ai/prod/129/images/resize/800/20250605/1749109276700_413247169.webp)
이러한 수급의 대전환은 최근 한 달간 누적된 수치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5월 2일부터 6월 4일까지 외국인은 무려 2조 7,072억 원을 순매수했고, 기관 역시 2조 928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한편, 개인은 4조 6,114억 원을 순매도해 외국인과 기관의 합산 매수세가 상승장의 뚜렷한 등불이 됐다.
주목받는 종목 흐름도 극명했다. 외국인은 시장을 대표하는 삼성전자(005930) 2,821억 원, SK하이닉스(000660) 2,349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1,956억 원 등 대형주를 집중 매수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5만9,900원을 돌파, 소위 ‘6만전자’ 재등극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고, SK하이닉스는 3.22% 상승해 반도체 랠리를 완성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장 끝 8.10% 급등, 밸류업 기대감 속에서 시장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금융시장 흐름의 배경에는 원화 강세도 자리했다. 환율은 이날 11.1원 내린 1,358.4원에 마감, 외국인 수급 환경 개선에 긍정적 역할을 더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따른 내수 부양 및 자본시장 선진화 기대감이 외국인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흐름도 감지됐다.
신흥업종은 원자력 발전 테마로부터 에너지를 얻었다. 체코 원전 대형 수주 소식에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7.62% 뛰었고, 한전기술(052690) 19.80%, 한전산업(130660) 11.84% 등 원전 관련주가 급등했다. 글로벌 에너지 대전환이 국내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삼성그룹주는 또 다른 축이었다.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으로 삼성물산(028260)은 7.03%, 삼성생명(032830)은 10.75%, 삼성화재(000810)는 4.70% 상승해 그룹 차원의 중장기 변화에 대한 기대가 번졌다. 기관투자자는 실적·성장 기반의 종목, 예컨대 카카오, 현대차, 포스코홀딩스, 리노공업, 엔씨소프트 등에 고른 매수세를 보였다.
하지만 그림자는 항상 명과 짝을 이루듯, 조선과 금융지주 섹터는 이날 소폭 부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HD현대중공업, HMM, HD한국조선해양 등은 하락세를 나타냈고, KB금융 등 금융지주 종목도 강한 오름세를 펼치지 못했다. 실적 불투명성, 금리 인하 기대 약화, 대형 수주 공백 등 복합적 요인이 작동했다.
업종별 흐름에서는 보험(5.97%)과 기계장비(3.47%)의 강세가 두드러졌고, 전기전자, 운송장비, IT서비스, 유통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운송창고, 전기가스, 부동산은 약세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시장 역시 외국인(387억 원)과 기관(91억 원)의 동반 매수에 힘입어 0.80% 오른 756.23으로 거래를 마쳤다. 리노공업, 이오테크닉스, 에코프로비엠 등 기술주와 2차전지 관련 종목의 랠리가, 코스닥의 분위기를 밝게 했다.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 13조 1,936억 원, 코스닥 7조 4,190억 원,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7조 9,780억 원 등 활기를 띤 모습을 보였다.
6월 초 여름의 흔들림 속에, 증시는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이 대안을 찾아 흐르며 새로운 활황의 서막을 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제 반도체와 원전, 자동차 등 성장 업종에서 새로운 기회를 가늠하게 된다. 변동성의 물결과 다가올 정책 방향을 면밀히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증시의 새 기운이 시장과 경제 전반에 어떤 결실을 맺을지, 향후 주요 경제지표 및 정책 발표에 귀 기울여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