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인물史 미스터.리, 개구리소년 AI 복원”…아버지의 가슴 절규→스튜디오 침묵 강타
따스한 온기가 배어든 스튜디오 안팎에 가슴을 적시는 사연이 깃들었다. TV CHOSUN ‘모-던인물史 미스터.리’는 긴 세월 가슴에 맺힌 개구리소년 사건을 소환하며, 잊히지 않는 누군가의 마지막 인사를 화면에 남겼다. AI 기술로 복원된 우철원 군과 아버지의 극적인 상봉, 그리고 진실을 좇는 이규만 감독의 고백이 스튜디오를 뜨겁게 적셨다.
방송은 1991년 대구 달서구에서 발생한 ‘개구리소년 사건’을 중심에 두고 진행됐다.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이 미제 사건을 재조명하며, 다섯 초등학생이 남긴 어릴 적 향수와 그날의 기억들이 다시 살아났다. 영화 ‘아이들’을 연출한 이규만 감독이 게스트로 출연해, 작품을 준비하던 과정과 실제 유가족을 만났던 순간들의 고통, 그리고 사실만을 담아내기 위한 신중했던 약속을 직접 털어놨다. 이규만 감독은 시나리오에 유가족 9명의 붉은 도장이 찍힌 사연을 전하며, "한 페이지씩 의미를 새길 수밖에 없었다"며 깊은 중압감을 밝혀 스튜디오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아울러 경찰 수사 과정에서의 허점, 그리고 당시 무속인의 한마디에 따라 흘러간 허탈한 조사 흐름도 영상에 담겼다. 이에 대해 이경규는 쌓여온 분노를 감추지 않았고, 말문이 막힌 출연진들은 무거운 침묵 속에서 아픔에 공감했다. 특히 한승연은 아직도 사망 신고조차 하지 못한 아버지 우종우 씨의 심정을 듣고, 말을 잇지 못한 채 차오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방송의 가장 깊은 장면은 이스트 소프트의 AI 기술로 복원된 故 우철원 군과 아버지의 만남이었다. 짧은 영상 속에서 아버지는 오랜 그리움에 울컥하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고, 보는 이들 모두의 가슴에도 먹먹한 파장이 전해졌다. 잠깐의 재회였지만, 기술이 전한 이 순간은 지난 슬픔의 무게를 더욱 실감나게 만들어줬다.
방송 말미, 화면을 감싼 침묵과 출연진들의 젖은 눈망울은 진실을 찾으려는 약속, 오랜 기다림 끝의 용서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상처 위에 새겨진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복원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재회가 한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여운을 남겼다. 오늘 오후 8시 50분 TV CHOSUN ‘모-던인물史 미스터.리’에서는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과 남겨진 가족들의 삶이 다시 한 번 안방극장에 따뜻한 물결을 일으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