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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강, 그리고 옛길을 걷는다”…충청도 여행지의 조용한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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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강, 그리고 옛길을 걷는다”…충청도 여행지의 조용한 매력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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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휴일마다 조용히 충청도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예전엔 특별한 볼거리가 있는 곳에만 발걸음이 머물렀지만, 이제는 자연과 전통, 그 사이의 여유를 찾는 ‘힐링 여행’이 일상이 됐다. 사소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삶을 조금씩 다르게 바라보는 태도가 담겨 있다.  

 

충청도에서 가장 먼저 주목받는 곳은 세종시의 국립세종수목원이다. 분재원과 한국 전통정원이 SNS 인증 사진 명소가 됐다. 대전의 오월드는 동물·식물·놀이시설이 한데 어우러져 가족 단위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다. 계룡산 국립공원과 공주 한옥마을, 부여 부소산성은 천년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명소로, 산책과 함께 사색의 시간을 선물한다. 태안 안면도 자연휴양림과 단양 만천하스카이워크, 제천 의림지 등도 탁 트인 경관과 함께 각자의 매력을 자랑한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출처: 한국관광공사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자연을 중심으로 한 로컬 여행의 수요가 최근 2년 사이 25% 가까이 늘었다. 실제로 직장인 박진우 씨(35)는 “사람 많은 번화가보다는, 산이나 옛길을 걷는 게 훨씬 마음이 편해진다”고 고백했다.  

 

현장 전문가들은 여행의 방향이 ‘경험’에서 ‘회복’으로 옮겨가는 흐름을 짚는다. 지역관광 해설사 김서영 씨는 “요즘 여행자들은 풍경이나 유적을 보며 잠시 멈추고, 살아온 시간과 마주하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둔다”고 표현했다. “가족끼리도, 혼자라도 함께 느끼는 것이 많다”며 조용한 미소를 지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아이와 손잡고 한옥마을 산책로를 걸었다”, “만천하스카이워크에서 본 단양 풍광은 잊을 수 없다” 등 누구나 자신의 추억을 한 줄씩 남긴다. 다양한 세대가 충청도의 여행지에서 각자의 시간을 덧칠하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충청도를 찾는 이들의 발걸음은 우리 여행의 풍경을 다시 그리고 있다. 조용하지만 깊게, 일상의 리듬을 바꾸는 또 하나의 여행이 된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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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국립세종수목원#만천하스카이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