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개혁 기회 걷어찼다”…조희대 대법원장, 답변 거부 이석에 민주당 강력 비판
정치적 충돌 지점이 다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장에 부각됐다. 2025년 10월 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증인답변을 거부한 채 이석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사법부 스스로 개혁의 기회를 걷어찼다’며 강력 반발했다. 이날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조희대 대법원장 태도를 두고 “국회와 국민을 모욕하고 삼권분립 정신을 왜곡한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하며, 법원 국감장 내 긴장이 한층 고조됐다.
문대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법원장 자리에서 최소한의 무게를 지키려 했다면, 감히 선택해선 안 되는 길이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조 대법원장은 그동안 비상계엄, 법원 폭동, 내란 주범 석방 등 국민적 공분을 산 사태에 대해 단 한 번도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며, “사법부 수장이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그것은 독립이 아니라 회피이며 책임의 포기”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또한 그는 “사법부 독립은 권위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 문제다. 판결이 헌법과 양심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 국민이 믿을 때 비로소 사법 권위가 세워진다”며, 최근 사법부를 둘러싼 국민적 불신이 깊어졌음을 짚었다. 문 대변인은 “지금 국민의 시선은 냉담하다. 양심의 독립은커녕 ‘권력의 하청’처럼 보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국감장 퇴장을 두고 사법부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 대변인은 “조 대법원장은 스스로 만든 불신의 벽 앞에 더는 뒤로 물러서지 말아야 한다. 오늘 국감은 사법부 스스로 개혁의 문을 열 마지막 기회”라며 단호한 어조로 민주당의 사법 책임 추궁 의지를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사법부 수장이 국회에서 직접 민감한 현안을 설명하지 않는 점에 대해 신중한 태도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사법부의 독립이 권위가 아니라 신뢰로부터 비롯된다는 점에서 이번 이석을 중대한 책임 회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날 국회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답변 거부와 이석을 둘러싸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을 벌였으며, 사법부 독립과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가 다시 정국의 중심 화두로 떠올랐다. 정치권은 사법 책임과 개혁을 둘러싼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