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해안 시간당 100㎜ 물폭탄”…당진천 범람에 주민 50여 명 대피
충남 서해안 일대에 시간당 100밀리미터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당진천이 범람했으며, 주민 50여 명이 긴급히 대피했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의 열차 운행이 중단되고, 산사태 및 하천 범람 위험이 확산되고 있다.
17일 오전까지 충남 서해안에서 집중된 폭우로 당진천 저지대가 침수됐고, 주민들에게 재난문자가 발송돼 가까운 마을회관 등으로 이동이 안내됐다. 서산에는 전날 저녁 6시부터 17일 오전 5시까지 344밀리미터에 달하는 강수량이 기록되는 등, 서천 춘장대 266밀리미터, 태안 238밀리미터 등 여러 곳에서 200~300밀리미터가 넘는 폭우가 계속됐다. 특히 서산에는 시간당 107.1밀리미터의 극한호우가 관찰됐다.

당진시는 이날 오전 5시 10분께 당진천의 범람 위기로 당진초등학교 등 대피소로 주민 50여 명을 신속히 이동시켰다. 이 지역에는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226밀리미터의 폭우가 집중됐다. 시 관계자는 “제방 위까지 거의 다 찼다”며, 추가 범람 위험과 함께 차량 우회 등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폭우의 영향으로 금강 수계 하천 곳곳에도 경보가 내려졌다. 예산 삽교천 구만교와 서계양교, 당진 역천 차운교 등에는 홍수 경보가, 논산·보령·부여·공주 지역 하천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동시에 당진, 홍성, 태안, 서산, 천안 등지에는 산사태 주의보가 추가로 내려져 지반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집중호우로 인해 열차 운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코레일은 경부선 서울역~대전역, 장항선 천안역~익산역, 서해선 홍성역~서화성역 구간 일반 열차 운행을 일시 중단했다. 충남소방본부에는 이날 오전 4시까지 폭우 관련 신고가 302건 접수됐으나, 아직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고 피해 규모는 집계 중인 상황이다.
기상청은 이날 대전, 세종, 충남 전역에 앞으로도 50~150밀리미터, 많은 곳은 180밀리미터 이상의 비가 더 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당분간 충남 지역에는 추가 폭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에 하천 범람, 산사태 등 2차 피해 우려가 계속될 전망이다.
관계기관은 추가 홍수 및 산사태 경보와 함께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 저지대 대피, 실시간 기상 정보 확인 등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피해 규모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의 복구·지원 대책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충남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한 집중호우에 따라 추가 사전 대피 여부, 교통 통제, 혐오시설 안전 조치,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 기상현상에 대한 장기적 대책 마련도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