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퍼트의 짜릿함”…전가람, 2.5m 버디로 1타차 우승→투어 정상 복귀
여주 페럼클럽의 흐린 오후, 촉촉한 비와 함께 무르익은 챔피언십의 순간을 마지막 챔피언 퍼트가 갈랐다. 전가람의 눈은 마지막까지 번뜩였고, 18번 홀 그린 위에서 물기 어린 긴장감은 한순간 함성으로 바뀌었다. 2.5m 거리의 버디 퍼트가 홀컵을 가르던 그 찰나, 1년 3개월의 기다림을 이겨낸 선수와 갤러리 모두의 숨결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28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전가람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로 2언더파 70타를 기록하며 꾸준함을 증명했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 김백준과 이태훈이 1타 뒤따른 팽팽한 승부. 경기 초반부터 1시간 50분 비로 경기가 멈추는 변수에도 전가람은 흔들림 없이 샷을 이어갔다.

특히 후반 들어 김백준, 이태훈과 동타를 이루며 리더보드가 들썩였지만, 전가람은 18번 홀에서 감각적인 버디 퍼트로 단독 선두를 확정지었다. 김백준, 이태훈은 아쉬움 속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최승빈은 12언더파 276타, 단독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던 김종학은 마지막 날 8타를 잃고 공동 19위까지 밀려났다.
지난해 KPGA 선수권 이후 다시 떠오른 전가람은 통산 네 번째 우승과 함께, 결혼 후 첫 우승의 깊은 의미까지 새겼다. 이번 대회 상금 2억5천만원을 품에 안은 전가람은 수많은 위기와 변수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승부사의 면모를 보였다.
잔잔히 퍼지는 빗소리에, 묵직한 발걸음이 더해진 마지막 플레잉홀. 뜨거운 환호와 조용한 위로가 교차하며, 그린 위에서 피어난 새로운 이야기가 또 한 번 한국 남자골프의 계절을 알렸다.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의 명장면은 9월 28일 여주 페럼클럽에서 스코어카드에 오래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