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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PK 결승골 폭발”…지소연, 20년 기다림 끝 감격 우승→여자축구 새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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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PK 결승골 폭발”…지소연, 20년 기다림 끝 감격 우승→여자축구 새 역사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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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월드컵경기장에 모인 관중의 숨마저 멎은 후반, 페널티킥 스폿에 선 지소연의 표정은 결연했다. 경기 내내 이어진 답답함, 그리고 우승을 향한 오랜 기다림이 모든 시선을 그의 발끝으로 모았다. 침착하게 찬 한 방이 골망을 흔들자,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마침내 동아시안컵 정상 위에 이름을 새겼다.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결승전의 막은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올랐다. 대한민국은 대만을 상대로 초반부터 거센 압박을 펼쳤으나, 쉽사리 골문을 열지 못하며 0-0으로 전반을 마쳤다. 경기 흐름을 주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득점 기회를 놓친 선수들은 하프타임 라커룸에서 “이대로는 우승할 수 없다”며 긴장감 속에 서로를 다짐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지소연 역시 “비기는 줄 알았다. 모두가 너무 급해져 있었다”는 소회를 전하며, 당시 팀의 답답함을 전했다.

“20년 만의 첫 트로피”…지소연, 후반 PK 결승골로 동아시안컵 우승 견인 / 연합뉴스
“20년 만의 첫 트로피”…지소연, 후반 PK 결승골로 동아시안컵 우승 견인 / 연합뉴스

후반전에도 한국의 공격은 이어졌다. 마침내 페널티박스에서 얻은 페널티킥은 지소연에게로 향했다. 고요한 순간, 모든 부담을 홀로 짊어지며 날린 슛은 결승골이 됐다. 경기 후 지소연은 “원래 안 차고 싶었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아서 내가 찼다”며 담담하게 우승의 순간을 돌아봤다.

 

이로써 지소연은 국가대표 데뷔 20년 만에 169번째 A매치에서 첫 우승을 경험했다. 소속팀에서는 여러 차례 정상의 기쁨을 누렸으나, 태극 마크를 달고 들어 올린 첫 트로피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우승 세리머니에서는 주장 이금민 대신 지소연과 김혜리가 함께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베테랑의 상징성을 더욱 깊게 각인시켰다. 지소연은 “이 순간을 오랫동안 기다렸다.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고 감격을 전했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상은 두 골을 기록한 장슬기에게 돌아갔다. 장슬기는 “우승 세리머니의 감동이 남다르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더 멋진 팀을 만들어 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의 동아시아 정복은 오랜 시간 넘지 못했던 벽을 허물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 팬들은 베테랑의 헌신에 아낌없는 박수로 화답했고, 대표팀 선수들은 “자주 이런 순간을 함께하고 싶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경기장의 환호와 트로피를 들어 올린 선수들의 모습을 기억하며, 2025 EAFF E-1 챔피언십에서 새롭게 쓰인 여자축구의 서사는 또 한 번 한국 스포츠의 희망을 밝혔다. 경기는 7월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졌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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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대한민국여자축구대표팀#동아시안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