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라 시밀러 PL 공급”…삼성, 美PBM 계약로 시장 공략 본격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 대형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들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자체 브랜드(PL) 방식으로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은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최대 거래처로 꼽히며, PBM(Pharmacy Benefit Manager)이 보험사와 제약사를 연결해 의약품 유통 및 가격을 실질적으로 좌우한다는 점에서, 업계는 이번 계약이 바이오시밀러 시장 재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익스프레스스크립츠, CVS케어마크 등 미국 3대 PBM 중 2곳의 PL(Private Label) 브랜드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를 공급한다. PL 전략은 자체 브랜드 대신 유통회사의 상표로 제품을 출시하는 방식으로, 실제 고객인 보험 및 약국 네트워크 접근성을 높여준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측은 구체적 계약 기간과 조건은 비공개지만, 미국 빅2 PBM과 동시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은 경쟁 바이오시밀러 업체 대비 차별적 파급력으로 해석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제제의 주요 효능과 안전성을 동등하게 임상 검증받은 제품군으로, 크론병·건선·궤양성 대장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로 동일한 전략을 구사해 온 바 있으나, 이번 계약 규모와 유통 채널 확대 측면에서 단순 판매 계약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전문가 견해도 있다.
PBM의 자체 브랜드를 통한 공급 방식 도입은, 기존 ‘제약사-의료기관-사용자’ 전달 구조에서 PBM의 가격 주도권이 강화되는 글로벌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 미국 시장 특성상 PBM이 실제 시장 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전략적 수주는 시장 확대와 매출 증가로 직결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현재 존슨앤드존슨(얀센)이 보유한 오리지널 스텔라라는 2023년 기준 미국 시장에서만 약 10조원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가 시장 진입에 성공하면, 약가 인하와 점유율 재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글로벌에서는 이미 미국·유럽 다수 바이오 기업이 PBM과 유사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실제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최근 바이오시밀러의 허가 및 상용화에 속도를 내며 시장 진입 장벽을 다소 완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PL 브랜드 도입에서 약제 선택권·처방 이동 가능성 등 미국 내 별도 정책 변수 역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대형 PBM의 유통망을 활용한 바이오시밀러 공급은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보험, 환자) 중심 재편의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PL 계약은 국내 바이오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산업계는 이번 공급 계약이 실제 미국 시장에서 어떤 점유율 변화를 이끌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