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적응 아쉬움”…코코 고프, 윔블던 1회전 탈락→잔디코트 약점 노출
환호로 장식된 파리의 감동이 채 식기도 전, 코코 고프는 새로운 도전에 맞섰다. 프랑스오픈 우승의 자신감을 안고 나선 영국 잔디 위에서, 세계 2위의 발끝은 낯선 코트에 적응하지 못한 채 무거워졌다. 메이저 2관왕이란 기대도, 잔디 위에서는 일순간 무색해질 만큼 경기의 흐름은 달랐다.
2025년 7월 1일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1회전에서 코코 고프는 세계 42위 다야나 야스트렘스카에게 0대2의 세트스코어로 패하며 조기 탈락했다. 고프가 메이저 대회 첫 라운드에서 물러난 것은 오랜만의 일이었고, 이변의 주인공은 경기 직전 잔디 대회에서 두 차례 준우승과 8강 진출로 기세를 올린 야스트렘스카였다.

안팎의 관심을 모은 이번 경기는 코트 환경이 경기 양상에 미친 영향을 깊이 새겼다. 윔블던 특유의 빠른 바운드와 잔디 변화에 대해 고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잔디코트에서 더 많은 경기를 치렀어야 했을지도 모르겠다”며 준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프랑스오픈 우승 이후 정신적으로 모든 게 벅찼고, 집중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고프는 클레이코트와 달리 잔디에서 단 한 차례 베를린오픈만 소화한 뒤 윔블던에 나섰다.
반면 승리의 기쁨을 누린 야스트렘스카는 “정말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올해는 잔디와 친구가 된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동안 잔디에서 경험을 쌓은 결과, 안정감 있는 경기 운영으로 고프를 압도했다.
고프의 초반 탈락은 상위권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절로 남겼다. 앞으로 그는 남은 시즌 하드코트 대회 준비에 집중하는 동시에, 다음 시즌 잔디 적응과 대회 일정 조정에도 더 많은 고민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관중들은 패배의 씁쓸함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예고한 고프와, 예상치 못한 영웅 야스트렘스카의 뜨거운 감동에 박수를 보냈다. 테니스 무대 위 각자의 여정이 여운을 남긴 이번 윔블던 1회전 경기는 7월 2일 오전을 맞아 깊은 아쉬움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