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러닝의 진심 남기고 이별”…뛰어야 산다 팀워크 흔들린 밤→예상 밖 하차
바람 가득한 해변 위에서 ‘뛰어야 산다’ 멤버들은 새로운 도전의 포문을 열었다. 무거운 일상서 벗어난 듯 모래사장을 걷던 발걸음엔 두려움과 설렘, 그리고 서로를 향한 따스한 응원이 교차했다. 정호영이 내리쬐는 햇살 아래 머뭇거리며 보여준 표정에는, 자신의 선택을 깊이 고심한 흔적과 책임감이 오롯이 담겼다.
방송에서는 전남 보성의 율포 해수욕장에서 펼쳐진 5km 회복런으로 시작을 알렸다. 안성훈의 “오랜만에 바닷가를 걷는다”는 소감에 허재가 “나만 선두 그룹처럼 뛴다”며 너스레를 던졌고, 일상에 스민 달리기의 변화를 고백한 최준석의 이야기까지 이어져 모두에게 새로운 자세가 스며들었다.

분위기는 식재료가 걸린 지압길 릴레이로 한껏 달아올랐다. 멤버들은 웃음 섞인 팀워크로 힘든 레이스를 마무리했고, 오리고기 만찬의 순간에는 피로마저 나눔의 시간으로 승화시켰다. 잠시 후 재회의 약속을 안고 헤어진 이들은 2주 뒤 강원도 정선에서 다시 모였다. 션 단장은 “내일이 우리 대회”라며 진중함을 더했고, 이영표 부단장은 하위권 멤버들을 중심으로 산악 훈련 릴레이를 진행해 경쟁에 불을 지폈다.
마침내 깃발 같은 발표가 이어졌다. 정호영이 “매장을 지키기 위해 부득이하게 하차한다”고 털어놓으며, 지난 3개월 간 쌓은 러닝의 자신감과 첫 하프 마라톤 완주의 추억을 조심스럽게 품에 안겼다. 그는 “불가능은 없다는 걸 배운 시간이었다”며 언젠가 풀코스 도전을 약속했다. 불현듯 다가온 이별에 멤버들은 깊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별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2300명이 넘는 참가자가 모인 강원도 강릉 트레일 러닝 현장에서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됐다. 이영표 부단장의 ‘꼬리잡기’ 미션은 순식간에 현장을 긴장감으로 가득 채웠고, 허재와 율희, 장동선 등 멤버들은 서로를 견제하며 치열한 표정으로 자신의 자리와 목표를 되새겼다. 손정은, 슬리피도 “이렇게 분위기가 차가워지는 건 처음”이라며 웃음 뒤에 살짝 묻어나는 긴장감을 감추지 않았다.
여기에 차은우, 임세미, 이시우가 게스트로 합류하면서 트레일 러닝 코스에는 한층 더 뜨거운 환호가 터졌다. 이장준이 1위 자리를 고수하려고 힘차게 내달리고, 각자만의 작전과 목표가 성숙해진 눈빛에 따라 산길에 또다시 땀과 시간이 쌓여갔다. 누가 웃고, 누가 울지 알 수 없는 레이스 한복판에서, 크루들이 맞이한 변화는 진심 어린 응원의 온기와 묵직한 이별의 감정으로 물들었다.
생업과 꿈을 오가며, 경쟁과 팀워크가 뒤섞인 하루. 정호영의 겸허한 작별은 멤버와 시청자 모두에게 큰 울림을 전했다. 달리는 순간 맞닥뜨리는 수많은 선택처럼, ‘뛰어야 산다’의 뜨거운 이야기는 매 회차마다 인생의 깊은 레이스를 돌아보게 만든다. 14일 저녁 8시 20분 ‘뛰어야 산다’ 9회에서는 강원도 트레일 러닝 현장과 꼬리잡기 미션의 결과, 그리고 크루들의 새로운 변화가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