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벽 넘은 집중력”…신진서·원성진, 란커배 승부사 기운→변상일 등 조기 탈락
흐트러짐 없는 집중력, 바둑판을 지배하는 운신의 힘. 위기의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승부사의 면모가 돋보였다. 신진서와 원성진이 나란히 16강 진출이라는 값진 결과를 안으며 한국 바둑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제3회 취저우 란커배 세계바둑오픈전 32강전이 2일 중국 취저우에서 펼쳐졌다. 한국 대표로는 신진서, 원성진, 변상일, 신민준, 강동윤, 안성준, 송지훈이 출전해 강력한 중국 선수들과 한판 승부를 펼쳤다.

신진서는 천하오 6단을 상대로 179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단단한 응수와 냉철한 시간 운영으로 자신의 기량을 과시했다. 경기 내내 적극적으로 주도권을 잃지 않은 신진서는, 위기에서도 흔들림 없는 진행으로 승부의 흐름을 끌어안았다.
이어 원성진 역시 투샤오위 9단을 상대로 241수를 넘기는 장기전 끝에 흑 불계승을 기록했다. 한 수 한 수 치열하게 엮이는 상황 속에서 흔들림 없이 집중력을 잃지 않은 원성진은, 경기 후반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반면 변상일은 구쯔하오 9단에게, 신민준은 당이페이 9단에게 패하며 16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강동윤과 안성준도 딩하오 9단과 미위팅 9단을 상대로 각각 고배를 마셨고, 세계대회 데뷔를 치른 송지훈도 왕스이 8단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경기 후 16강 대진 추첨 결과, 신진서는 중국 랴오위안허 9단과 격돌한다. 상대 전적 4승 1패로 앞선 신진서는 “차분하게 준비해 다시 한번 좋은 내용으로 결승까지 가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원성진은 왕스이 8단과 새롭게 승부를 펼치게 된다. 그는 “최선을 다해 한국 바둑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말하며 각오를 다졌다.
란커배는 16강 진출자 확정 후 잠시 휴식기에 돌입한다. 16강전부터 결승까지는 10월 본격적으로 재개되며, 우승 상금은 180만위안(약 3억4천200만원), 준우승자에게는 60만위안이 주어진다.
신진서와 원성진이 각각 랴오위안허, 왕스이와 맞붙는 16강전은 다시한번 한국 바둑의 저력을 증명할 무대가 될 전망이다. 팬들은 두 선수의 연승과 결승 진출을 기대하며, 세계 무대 위에서 한국 바둑이 다시 한번 위상을 드높일 수 있을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